스물두 번째 이야기
가벼운 마음으로 가볼 만한 곳이 또 있습니다. 메사츠세츠 주의 스톡브리지에 위치한 크리팔루 센터(Kripalu Center for Yoga & Health)입니다. 이곳은 요가 전통에서 출발했고, 사람들에게 ‘크리팔루 요가’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호텔이나 휴양지 같은 요가 센터
이곳에 도착하면 커다란 본관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훈련객들은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된 본관에서 숙식하며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2009년에 친환경으로 지어진 80실 숙소동인 별관이 본관 지하 1층과 연결되어 더 많은 사람이 머물 수 있고 동시에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1층 로비 옆으로 카페와 선물센터가 마주 보고 있어서 차를 마시거나 요가, 명상 관련 책이나 소품 등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크리팔루 센터의 건강한 식단을 경험하고 싶다면, 2층 식당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산책로가 여럿 있고, 넓게 트인 정원 같은 잔디에 눕거나 벤치에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내에 마련된 명상 쉼터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 자연을 바라보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휴양지나 호텔처럼 꾸며져 있고, 실제 숙소 역시 기숙사보다는 좀 더 호텔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런 점에서 호텔에 머물면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쉬탕가 혹은 요가의 여덟 단계
1층 로비의 원형 카펫은 이곳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줍니다. 여덟 개의 단어가 원을 이루며 적혀 있는데, 하나씩 소개하자면 금계(yama), 권계(niyama), 자세(asana), 조식(pranayama), 제감(pratyahara), 응념(dharana), 선정(dhyana), 삼매(samadhi)를 뜻합니다. 이들은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에 근거하고 있고, 숫자 8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아쉬트(aa)’와 팔·다리 등을 뜻하는 ‘앙가(aga)’가 합해진 ‘아쉬탕가(Ashtanga, 여덟 단계)’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요가는 주로 요가의 자세인 아사나(asana)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요가는 오히려 인도 전통에서 내려오는 해탈을 이루기 위한 종합적인 수행 체계를 말합니다. 그래서 <요가수트라> 1장 2절에 언급된 ‘요가는 마음의 움직임을 멈추는 것이다(yoga citta-vtti-nirodha)’라는 표현에서 요가의 지향점이 몸의 자세를 뜻하는 아사나에 머물지 않음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아쉬탕가가 때론 불교의 팔정도에 비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크리팔루의 성장
크리팔루 센터의 시작은 인도의 스와미 크리팔루(Swami Kripalu)에게 요가를 배운 암릿 데사이(Amrit Desai)가 미국으로 유학을 오면서부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데사이는 1966년 펜실베니아 요가 공동체(Yoga Soceity of Pennsylvania)를 만들며 최초의 그룹을 이끌었고, 스승인 크리팔루의 요가 전통을 따라 수행했습니다. 1983년에 와서는 지금의 장소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994년 암릿 데사이가 불미스러운 일로 지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크리팔루 센터는 공동체가 이끄는 기관으로 변모합니다. 이는 한 명의 구루(영적지도자) 주도의 성격에서 탈피하는 계기이기도 하고,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1999년에는 ‘종교기관’에서 현재의 ‘비영리교육기관’으로 크리팔루 센터의 법적 지위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성장을 거듭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요가 수행자의 성지
크리팔루 센터는 요가를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센터는 요가 훈련만이 아니라 아유르베다 학교를 설립하여 아유르베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관의 이곳저곳에서 매일, 상시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다양한 과정의 특성화 프로그램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전문 지도자를 위한 과정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크리팔루 요가 지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1973년에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한 이후 1991년 크리팔루 요가지도자협회를 설립하며 꾸준하게 지도자를 육성해 왔습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에 200시간 과정의 크리팔루 요가 지도자 훈련(Kripalu Yoga Teacher Training)이 있습니다. 수개월 동안 이곳 캠퍼스에서 훈련을 받을 수도 있고, 온라인 과정으로도 훈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크리팔루 센터는 요가 수행자의 성지라고 칭할 만합니다. 요가를 전혀 모르는 사람부터 요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요가 지도자 과정까지 다양한 단계의 수행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서, 누구나 요가 수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가 전통의 크리팔루에서, 휴양지에서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