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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 : 연습 앞에 장사(壯士)는 없다.
마음대조 정전공부 : 연습 앞에 장사(壯士)는 없다.
마음인문학연구소2024-01-24

상시응용주의사항 3조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소태산 대종사는 일상에서 공부를 해 나아갈 때(상시용용주의사항 공부) 가장 기본적으로 “응용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1조)”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것(1조)이 잘 되려면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의 맥락에서 2조부터 6조까지의 조항을 부연하였다.

이에 지난 호에서는, 아무리 온·생·취를 잘 하고자 하나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하는 공부(2조)를 해 놓지 않으면 온·생·취가 잘 이루어질 수 없음을 설명하였고, 이번 호에서도 온·생·취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하는 공부(3조)에 대해 함께 공부해 보려 한다.

상시응용주의사항

3.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1. 노는 시간

사전적으로 “놀다”라는 뜻을 살펴보면 ‘놀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지내다’, ‘직업이나 일정히 하는 일이 없이 지내다’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노는 시간’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무언가 생산적인 업의 행위를 해 나아가는 ‘작업 시간’과 ‘휴식 시간’이 아닌 그 외의 시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한창 뛰어놀며 인지 및 사회정서적 능력을 발달시켜야 하는 학령기 아동 등, 상황에 따라서는 놀이 시간 즉 노는 시간이 그저 소모적인 낭비 시간만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당한 즐거움인가’의 맥락에서 그 의미를 헤아려 본다면 ‘노는 시간’의 개념이 한층 더 명료해질 듯싶다. 지금의 노는 즐거움이 계속적인 즐거움(樂)이 될 것이 아니라 이 즐거움이 변하여 후에 괴로움(苦)이 될 것이 뻔하다면, 이것이 바로 부정당한 즐거움이요 생산적이지 못한 ‘노는 시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2. 경전·법규

일반적으로 ‘경전’이란 성현의 말이나 행실을 적은 책으로,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고 인도(人道;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밟도록 안내하는 지도서를 말한다. 원불교의 기본 경전으로는 ‘정전’과 ‘대종경’이 있다. 둘의 합본을 <교전>이라 이름하며, 이 <교전>을 비롯하여 <불조요경>, <예전>, <정산종사 법어>, <교헌> 등의 지정 교서가 있다.

‘법규’란 우리의 권리·의무와 관계있는 법 규범으로, 공동으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약속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이 행동하거나 판단할 때에 마땅히 따르고 지켜야 할 가치 판단의 기준을 뜻한다. 원불교 법규로는 헌규인 교헌, 교규, 교령이 있으며, 이 외에도 경전의 하자는 조목들(예: 솔성요론)과 말자는 조목들(예: 계문)이 우리가 실천해야 할 법규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경전’이나 ‘법규’ 모두, ‘사람으로서 응당 따르고 지켜야 할 법칙과 원리’를 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공부인으로서 정신개벽을 이루고, 일상에서 마땅히 행할 도를 밟아 나아가고자 하는 이라면, 경전과 법규를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이다.

 

#3. 연습하기를 주의

‘연습’이란 학문이나 기예 따위를 익숙하도록 되풀이하여 익히는 것을 말한다. 특정 습관을 형성하거나, 특정 행동을 보다 능률적으로 행하기 위하여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경전·법규 ‘연마’ 혹은 ‘궁구’가 아니라,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하라 하는 데에 상시응용주의사항 3조의 핵심 포인트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로만 익히고 연구하는 것으로써 경전·법규 공부를 다 했다 하지 말고, 그것을 실행하고 실천하기(practice)를 반복하여 경전·법규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갈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서울의 작은 연습실에서 미국의 대형 경기장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서기까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흘린 피·땀·눈물의 기록이 공개된다는 것이었다. 업로드 된 메인 트레일러에는 일곱 멤버의 연습생 시절과 데뷔 무대를 앞둔 긴장감 넘치는 순간이 가득했다. 땀범벅이 돼 연습에 몰두하는 장면은 이러한 치열한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빛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였다. 아마도 그들은 노는 시간에도 스텝을 밟아가며 놀았을 것이다.

이렇듯 연습 앞에 장사는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마음공부는 저절로 되는 것으로 착각들을 한다. 어느 정도 경전·법규 지식이 머릿속에 있으면 그것으로 내 공부의 정도를 판단한다. 아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아는 것을 반복 연습하여 저절로 되어지는 실천력까지 갖추어야 참 실력이라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부정당한 즐거움으로 허송하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마저도 잘 알아차려, 공부인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밝혀져 있는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하라 하셨을 게다.

새해, 전산 종법사께서는 “우리 모두 개벽 성자로 삽시다”라는 신년법문을 내려주셨다. 일상의 업무, 수행시간은 물론이거니와 노는 시간마저도 경전·법규를 실천할 때, 우리는 이미 개벽 성자의 모습으로 환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 상시응용주의사항 3조 공부 실천 점검하기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