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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2: 일상수행의 요법 3조
마음대조 정전공부2: 일상수행의 요법 3조
마음인문학연구소2022-07-01

일상수행의 요법 3조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우리의 마음이 원래는 이렇다 저렇다 할 것도 없지만 경계를 따라 요란함·어리석음이 일어날 수도 있는 원리, 따라서 경계를 따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함을 7월호에서 강조했다.

‘자, 그렇다면 알아차린 다음에는? 평온해진 다음에는?’ 이번 호에서 공부할 일상수행의 요법 3조는 이 물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상수행의 요법

3. 심지(心地)는 원래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自性)의 계(戒)를 세우자.

우리들의 마음은 ‘원래 마음(본성)’과 ‘일어나는 마음(현상)’의 양상을 가지면서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역동하는 속성을 갖는다. 이 ‘일어나는 마음’은 ‘원래 마음’과 둘이 아닌 자리로서 그저 자연스러운 진리 작용일 뿐이다. 그러니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마음을 성가셔하기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을 ‘일상의 마음공부’로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것, 즉 ‘일어나는 마음이 모두 진리의 작용이다’라고 하니, 자칫 ‘어떠한 마음도 다 진리의 작용으로서 모두 옳다’라는 오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둑질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는데, 그 마음도 진리의 작용으로서 옳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일어나는 마음’이라는 말에는, ‘일어남이라는 작동 현상’과 ‘일어나는 마음의 내용’이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도 모두 진리의 작용’이라는 말은 ‘일어남이라는 작동 자체’ 그리고 ‘일어나는 마음의 내용’ 모두가 자연스러운 진리의 작용이라는 말이다.

예컨대,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요란함이 일어나는 것, 그 ‘일어나는 작동’ 자체는 바로 자연스러운 진리의 작용이고,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될 때 ‘나도 어떠어떠한 방법으로 너에게 갚아주겠어’ 라는 마음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수행 정도와 습에 따른 것이기에 내 공부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그 일어나는 ‘마음의 내용’이 자연스러운 진리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즉 똑같은 상황에서도 누구는 A라는 마음이 일어나는데, 누구는 B라는 마음이 일어난다. 일어나는 마음의 내용이 A 또는 B로 서로 다른 것은 사람들마다 그들이 지어온 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업’, 그리고 이에 따른 ‘업력’은 마치 자기력과 같아서 자기의 의지대로 되지 않고 자기가 지은 업을 따라 끌려가게 되므로, 평상시에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하다면 경계를 따라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의 ‘내용’ 그것은 바로 ‘나의 심신작용에 따른 결과’로서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진리의 작용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경계를 따라 어떤 마음이 일어날 때 일단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하고 원래 분별이 없는 자리에 대조해 나가는 한편(심지는 원래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나의 취사를 어떻게 하면 더 바람직하게 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단한 실천의 노력이 아울러야 한다(그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계(戒)를 세우자).

물론, 요란해진 줄 알아차려 요란한 가운데서도 중심이 잡히면(定) 서서히 상황이 제대로 보이게 되고(慧) 또 그에 따른 적절한 행동을 하게도 되지만(戒), 원래 그름이 없는 그 자리가 잘 발현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몰라서도 못할 때가 있고, 또 안다고 하여도 저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욕심으로 인해 혹은 끊지 못하는 작은 습관으로 인해 자신의 심신작용을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

정산종사께서는 “우주의 분별없는 자리를 깨쳐 아는 것을 부처의 지견을 얻었다 하고, 우주의 분별 있는 자리를 알아서 천만 경계에 그와 같이 행하는 것을 부처의 행을 한다”고 하셨다.

경계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일상 속에서 수양력, 연구력, 취사력이 아울러 향상되어질 수 있도록 공을 들여야 한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그것이 복의 씨앗이 될지 죄의 씨앗이 될지 자신의 업의 행위에 관심을 갖고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 나의 모습은 어제까지의 내 ‘심신작용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을 확실히 상기하자.

☞ 일상수행의 요법 3조 실천 점검하기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빈도가 더 높은지가 핵심입니다.

김일원 교무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