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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마음공부 공동체: 1960년대 미국 청년들의 영성, 통찰명상협회(IMS)
세상의 모든 마음공부 공동체: 1960년대 미국 청년들의 영성, 통찰명상협회(IMS)
마음인문학연구소2022-07-01

일곱 번째 이야기: 1960년대 미국 청년들의 영성으로 꽃 핀 통찰명상협회(IMS)

글. 조덕상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미국은 수 세기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MIT, 하버드, 예일과 같은 대학부터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것은 다양합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통찰명상협회(Insight Meditation Society; IMS)’는 마음공부 공동체로서 미국의 대표적인 곳입니다.

IMS의 역사는 196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됩니다. 젊음의 힘이었을까. 새로운 것을 갈구했고, 영성에 목말랐던 몇몇은 세계로 나가 구도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 이를 배우고자 유학을 떠나는데, 이 청년들은 ‘영성’이라는 전문성을 배우고자 아시아로 명상 유학을 떠난 셈입니다. 고엔카(S. N. Goenka), 디파 마(Dipa Ma), 무닌드라(Anagarika Munindra), 아잔 차(Ajahn Chah), 마하시 사야도(Mahasi Sayadaw)와 같은 당대의 명상 대가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 밑에서 수행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수행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 중 조셉 골드스타인(Joseph Goldstein), 샤론 샐즈버그(Sharon Salzberg), 잭 콘필드(Jack Kornfield)는 명상을 함께 훈련하며  1975년 IMS라는 협회를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명상 1세대를 대표하는 재가 수행자이자 지도자입니다. 이들의 책은 한국에도 다수 번역되어 있기에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이들은 나이가 지긋해졌고 이 분야의 원로가 되었습니다.

이들 세 젊은이가 IMS를 설립하고 1년 후인 1976년 지금의 IMS 자리에 터를 잡았습니다. IMS는 미국 북동부 메사추세츠 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MBSR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존 카밧진이 주로 활동한 곳 역시 메사추세츠 주이고, MIT, 하버드, 예일 역시 이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IMS의 메인 건물은 실은 가톨릭 수도원 공간(catholic novitiate)이었습니다. 세상과 단절하고 집중적인 수도의 생활을 배우는 기간에 있는 분들(novice)이 머무는 가톨릭 영성의 공간이었던 거죠. 이제 IMS라는 이름을 통해 마음공부 영성의 공간으로 넓어진 것입니다.

IMS는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따릅니다. 그 점에서는 불교에 연원하지만, 종교로서의 불교를 믿지 않더라도 명상을 배우고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영성의 트렌드는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SBNR)’을 강조하는 데 IMS는 이런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음공부 공동체마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고, 그 철학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렇다면 IMS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수행’과 ‘교학’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첫째, IMS는 초보자부터 전문 수행자까지 수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IMS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홈페이지(www.dharma.or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 세팅은 초보자부터 중급자 정도까지 명상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는 다른 명상센터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2003년부터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문 수행센터인 ‘숲속 수행처(Forest Refuge)’를 설립한 것인데, 이곳에선 오롯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프로그램은 2박 3일에서 열흘 정도의 훈련이 대부분이지만, 숲속 수행처에서는 수개월 이상 전문적으로 명상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불교의 수행 전통을 계승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둘째, IMS는 교학을 아우르는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초 과정부터 숲속 수행처를 통한 깊은 수행체험을 도울 수 있지만, 명상 수행은 대부분 묵언으로 진행되기에 지도자의 문답을 받는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그렇다 보니 수행이 바른 길로 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왜 수행하고 이러한 가르침과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부가 때론 필요합니다. 이를 교학(敎學)이라고 부르는데, IMS에서는 이 영역을 담당할 곳으로 배리불교학센터(Barre Center for Buddhist Studies; www.buddhistinquiry.org)를 설립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세미나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강의, 대화, 토론을 벌이며 수행의 사상적 토대를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도서관, 명상실, 세미나실이 함께 있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원한다면 방문학자처럼 머물며 공부하고 수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2009년 여름에 IMS를 처음 방문했고, 이곳에서 5박 6일의 명상 훈련을 났습니다. 당시 제가 참여했던 훈련은 ‘People of Color 훈련’으로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백인이 아닌 사람들(People of Color)’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백인 주류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명상의 혜택을 고루 전하려는 IMS의 정신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훈련비를 받지 않았고, 뉴욕 쪽에서 오는 많은 훈련객을 위해 버스를 연결해 주기도 했습니다.

미국 영성의 역사를 언급할 때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를 회자합니다. 그는 보스턴 인근의 월든 호숫가에서 지낸 생생한 체험을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전했고, IMS는 월든 호수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IMS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이곳은 1960년대 미국 청년들의 열정이 영성으로 뿌리내린 마음공부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