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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마음공부 33 – “좌선”
키워드로 본 마음공부 33 – “좌선”
마음인문학연구소2022-03-03

글. 장진영(진수)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장·교무

좌선(坐禪)은 모든 분별과 주착을 놓고 마음의 안정과 깊은 삼매를 얻게 하는 수행법이다. 붓다의 구도 과정에서 수정주의(修定主義) 전통의 깊은 선정을 닦을 때도, 이후 고행주의의 극한 금욕수행을 할 때도, 마침내 깨달음을 성취할 때도 좌선하는 모습은 변함없이 등장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좌선의 요지에서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정전> 좌선법)이라고 정의하였다. 한 마디로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라 할 수 있다.
좌선의 자세는 전통에 상관없이 대체로 비슷하다. 티베트 전통에서는 ‘칠지좌법(七支坐法)’을 소개하는데, 7지란 발, 손, 눈, 등, 어깨, 머리, 혀를 말한다. 즉 양발은 결가부좌 혹은 반가부좌로 하며, 양손은 삼매인(三昧印, 禪定印)을 하여 배꼽 아래에 둔다. 눈은 반쯤 뜨고 시선은 코끝을 바라보듯 하며, 등은 곧게 세우되 자연스럽게 한다. 어깨는 수평이 되도록 펴며 팔꿈치가 몸에서 떨어지게 한다. 턱을 가볍게 당기고 머리는 곧게 세워 정면을 향하게 하며, 혀 끝은 입천장에 대도록 한다.
<정전> ‘좌선의 방법’과 비교해보면, 먼저 1항에서 ‘좌복을 펴고 반좌(盤坐)로 편안히 앉은 후에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앉은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자세 전반을 밝혔고, 이어서 2항 단전, 3항 호흡, 4항 눈, 5항 입, 그리고 6항에서 정신에 대해 밝혔다. 이어서 7, 8, 9항은 좌선할 때 주의사항을 밝혔다.

한편 좌선의 방법을 밝힌 대표적인 저술 중 하나가 <천태소지관(天台小止觀)> 이다. 여기서는 좌선에서 갖추어야 할 열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연(緣)을 갖추는 것, 즉 계행을 지키고, 의식을 갖추며, 한적한 곳에서 지내고, 번거한 용무를 그만두며, 선지식을 얻을 일이다. 둘째, 탐욕(형색, 소리, 향, 맛, 촉감 등 오욕)을 가책(呵責)하는 것이다. 셋째, 덮개 제거이다. 여기서 덮개(五蓋)는 마음을 덮어 어둡게 하여 선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탐욕, 진에(瞋恚), 수면(혼침), 도회(掉悔, 산란과 후회), 의심을 말한다. 넷째,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즉 음식, 수면, 몸, 호흡, 마음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다섯째, 방편을 행하는 것이다. 여기서 방편은 욕구(願, 바라고 구하는 마음), 정진, 염(念, 잊지 않고 챙기는 마음), 지혜, 일심을 말한다. 여섯째, 바르게 수행하는 것이다. 바른 수행은 ‘좌선 중 닦는 지관’과 ‘일상의 경계 중 닦는 지관’으로 나뉜다. 일상의 경계란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일하고, 말하는 것으로 육진(六塵) 경계에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 일곱째, 선근을 일으키는 것이다. 밖으로 보시, 지계, 부모에 효도, 삼보에 공양 등이 있고, 안으로 호흡관, 부정관, 자심관, 인연관, 염불관 등이 있다. 여덟째, 마(魔)의 일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즉 지(止)를 통해 분별이 사라져 마음이 고요해지면 마도 스스로 사라지며, 마군의 경계(魔界)가 곧 부처의 경계(佛界)가 되어 버릴 것도 취할 것도 없게 된다. 아홉째, 병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리고 열째, 성과(聖果)를 증득하는 것이다.
좌선을 ‘오래오래 계속하면 필경 물아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고 오직 원적무별(圓寂無別)한 진경에 그쳐서 다시없는 심락을 누리게 된다’고 하였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좌선을 오래오래 계속하여 모두가 자성의 혜광을 밝히고, 극락을 수용하며, 생사의 자유를 얻기를 서원해 본다.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5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