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상의 구성원들은 세간 안에서 바로 현재의 순간에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개인적인 깨달음의 체험을 중시한다. 출세간의 종교로 인식되어 있는 선불교 역시 일상에서의 깨달음을 강조한다. 삿상의 스승들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삿상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공동의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확보하기도 하지만 교단과 같은 제도적인 형식을 갖추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선불교의 조사들은 사원을 배경으로 하면서 전승되어 온 교의와 실천을 제자들에게 교육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선불교와 삿상 모두 스승의 가르침은 제자의 무지를 일깨우고, 자성을 바로 보는 지혜를 이끌어내는 것을 지향한다. 또한 삿상과 선문답 둘 다 제자(혹은 참여자)들의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으로서 문답법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구의 삿상이 현실 안에서 인간이 겪는 갖가지 고통과 문제를 치유하려는 친절한 가르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선불교의 선문답은 원초적 무지를 해결함으로써 존재론적인 고통을 치유하는교육적 구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선불교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이 선문답을 통해 이심전심으로 전달되는 순간에 전광석화처럼 깨달음이 열리는 현상을 언하변오(言下便悟)라고 한다. 삿상의 경우에는 참여자가 문답을 통해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바라보게 되면서 삶의 태도나 인식까지 전환하게 되는 영적인 체험을 트랜스미션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