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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마음의 구조와 인성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의 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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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10-18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의 구조와 인성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의 마음)
2015년 10월 18일(일) 19:52 [(주)전라매일신문]
지난번에 우리는 사람들이 대상과 관계를 맺을 때 취하는 네 가지 종류의 관점 내지 태도들, 즉 주관적, 상호주관적, 객관적, 초월적 관점이나 태도들을 살펴봤다. 이런 양태의 마음들은 사람들이 대상을 대할 때 갖게 되는 지적 성질의 마음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관계적 마음은 지적 양태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정서적, 행동적 양태로도 표현이 된다. 이러한 것들 역시 네 가지로 구분된다. 이번에는 이러한 양태의 마음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앞서 언급한 지적 양태의 마음들에 평행하는 정서적 양태의 마음들로는 욕심, 감성, 이성, 영성이 있다. 이 중 첫 번째인 욕심은 지적 양태의 마음인 주관성이 정서적인 형태로 현현한 것이다. 주관성은 자기중심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지적 양태의 마음은 정서적 양태에서 자기중심적 특성을 갖는 ‘욕심’의 형태로 표출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모든 생각과 행동을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행한다. 진화론적 시각에서 볼 때, 이는 이해할 만하다. 유기체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생명, 자신의 신체를 자기 스스로 유지, 보전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켜줄 존재가 자기 밖에 없으니 사람이 욕심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남의 몫까지 탐하는 것과 같이 욕심이 과할 때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타자와의 아무런 연결 없이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타인의 영역을 침범해가면서까지 욕심을 부려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에 대해 무심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즉 타자를 소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도 있다. 가령 이웃이나 상대방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사람들은 상대방과 적극적인 연결감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감성’이다. 주체와 객체 간의 내적인 대칭관계가 지적인 형태로 표현된 것이 상호주관성이고, 정서적 양태로 표현된 것이 감성이라고 한다면, 주체와 객체 간의 외적인 대칭관계가 지적 양태로 표현된 것이 객관성이고, 그것이 정서적인 양태로 표현된 것이 이성이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거나 대하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대상과 내적 교류가 아닌 외적 교류를 하고, 감정을 빼고, 주체의 측면을 배제하고 객체 측면만 드러내는 데 매진한다. 그래서 욕심이나 감성과 달리 이성은 대상이나 사태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데 적합한 마음이다. 세계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밝히고자 하는 과학과 같은 활동들에서 요구되는 마음이 이성이다. 이제 초월성이 현현된 정서적 마음을 살펴보자. 초월성은 주관성과 대조적이다. 주관성 혹은 주관적 태도나 관점은 자신을 중심에 놓는 마음이다. 이와 반대로 초월성은 자신을 낮추거나 극복하는 대신 대상이나 상대방을 높여 세우는 관점이나 태도이다. 가령 자신을 수단으로 해서 상대방을 높이는 것과 같은 양보나 희생의 정신은 초월적 마음이 발동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적 양태의 마음을 사람들은 종종 ‘영성’이라 일컫는다. 자기중심적으로 특화된 세속적 마음인 욕심과 달리 영성은 자기를 초월해 우주, 신, 보편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탈자적 마음이다. 상기한 네 가지 형태의 마음들은 행동적 차원에서는 (자기)표현, 협동, 탐구, 봉사 등으로 표현된다. 주관성 및 욕심이 행동의 양태로 드러나는 것이 (자기)표현의 활동이라면, 간주관성 혹은 공동주체성 및 감성적 마음이 행동적 양태로 표현되는 것이 협동이다. 그리고 객관성을 추구하는 이성적 마음이 행동적 양태로 나타나는 것이 사고나 성찰 같은 탐구활동들이고 그리고 이타적인 영적 마음이 행동적 양태로 나타나는 것이 봉사나 희생 같은 활동들이다. 상기한 네 가지 마음들의 기능을 좀 더 직관적으로는 사칙연산의 기호들인 더하기(+), 곱하기(×), 빼기(-), 나누기(÷)로 재기술 할 수 있다. 마음을 쓰는 주체를 중심으로 할 때, 세상의 모든 것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욕심이나 밖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자기)표현의 마음은 더하기에 해당한다. 상대방과 함께 좋고자 하는 마음인 감성이나 협동은 반복 더하기인 곱하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주관성이 배제된 객관적인 마음이자 이성적인 진리탐구의 마음은 빼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자신의 것을 빼서 남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는 이타적인 영성의 마음이자 봉사 및 희생의 활동은 반복 빼기인 나누기에 해당한다. 자신의 것을 빼서라도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행동은 자신을 낮추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남을 높임으로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두 번 반복해 낮춰지기 때문이다. 온전한 삶을 위해서는 상기한 네 가지 종류의 마음들이 상황에 적재적소에 적용 돼 사용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특히 더하기의 마음(욕심)을 축으로 해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에 병행해 모든 세계적 과정들에 대해 합리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빼기(이성)의 마음 역시 상당한 정도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곱하기의 마음(감성), 나누기의 마음(영성)은 상대적으로 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더하기의 마음이나 빼기의 마음에 비해 나누기나 곱하기의 마음이 궁극적으로는 자타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더 가져다주는 경향이 있음을 볼 때, 마음씀씀이의 문화와 관련된 현대인의 삶의 방식은 온전하게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현대문명이 더 진화 돼야 하는 한 이유일 수 있다. 이기흥 교수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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