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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마음의 변형과 ‘전일적’ 인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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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07-1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학교 시민강좌-마음의 변형과 ‘전일적’ 인간
2015년 07월 19일(일) 21:42 [(주)전라매일신문]
ⓒ (주)전라매일신문
인간의 마음은 몸의 지각 경험과 감정, 생각, 에고, 그리고 사회적 통제에 의해 주형 된다. 우리가 흔히 ‘나’라고 일컫는 자아는 이들이 어우러져 통합적으로 만들어 내는 허구이다. 몸과 마음의 심신결합적 작용, 마음의 중층성(重層性), 에고와 사회체제에 의해 작동되는 마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각각의 차원에서 전위(轉位)와 전의(轉依)를 이루는 마음의 변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 자신들이 자라난 사회·국가체제에 의해 제약받고 있고, 밥벌이나 경제적 압박, 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와 사회제도에 의해 작동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고가 있다. 사고는 온갖 도전에 대한 반응에서 온 과거이고 기억이며, 경험이자 지식이다.
“새로운 것이 있기 위해 전적으로 거부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사고가 지어놓은 구조(에고, 문화, 국가체제, 신, 이데올로기) 전부라 할 것이다” 우리가 정당하다고 여기는 법과 규율에의 순응은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제재방식에 순응하는 것이다. 이 규율 속엔 마음을 왜곡하는 끊임없는 투쟁과 갈등이 있고, 복종과 감수의 패턴은 점차 스스로를 권위적으로 되어가게 만든다. 진정한 규율은 모든 권위와 복종을 거부하는 자율이다.
자율은 규율의 전 구조에 포함된 의미와 자신의 본원[本源, 본성] 자체를 자각하는 것에서 오고 이를 위해서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유는 경험, 기억, 생각의 축적을 비우는 일에서 시작되고 본원적 마음작용이 발휘되는 것에서 가능하다. 우주 본원의 전일적 마음은 명상의 집중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언제나 자신 안에서 작용을 하고 있다.
다만 그 힘이 에고에 가려져 미약할 뿐이다. 우리 자신이 외면적 감각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고, 마음이 늘 분산되어 있어서 우주와 하나인 본원적 마음의 힘을 잘 알지 못한다. 산만한 표층의 마음이 아니라 심층의 마음깊이에 이르렀을 때 그 마음 깊이에서 우리는 본원적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심층에 이르면 우주와 나,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게 된다. 우주와 내가 하나 되는 체험, 그 일체가 하나로 통하는 마음은 곧 기쁨이며 환희 그 자체이다. 인간 본성의 본질은 환희이다.
우리의 궁극적 실존은 각자의 영성적이고 전일적(全一的)인 인간으로의 지향에서 가능할 것이다. 영성적이고 전일적인 인간을 호킨스는 “우주 본원으로서의 영성을 회복한 자”라 말한다. 우주의 본원이란 “형상이 없으면서 본래의 무한한 힘이자 무한한 잠재성”이고, “신성한 영적 활동”이라 명명될 수 있다. 서산 대사는 우주 만물의 본원을 ‘일물(一物)’이라 표현했다. 일물(一物)이란 “밝고 신령한 것(昭昭靈靈)”, “생멸이 없고 이름 지을 길이 없으며 형상을 그릴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 일물을 ‘○’의 일원상(一圓相)으로 그림을 그려 표현했다.
이는 원불교의 일원상과도 맥이 닿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마음의 영성적 변형은 현상적 마음을 버릴 것 없이 곧바로 자신의 ‘본래 마음을 지키는 수본진심(守本眞心)’에 두어져 있다. 또한 동학에서 본원적 마음은 영부(靈符)로 상징된다. 이는 인간 본래 성품으로서 내 안에서 초월적으로 신령하게 작용하는 우주 근원의 본체이자 내 생명에 모셔진 한울님이다. 한울님은 왜곡되거나 물들지 아니하고 파괴되지도 않는다. 생겨남도 멸함도 없이 공적(空寂)하면서 활발한 작용을 이룬다. 한울님의 자각은 마르지 않는 샘에 나무의 뿌리가 내린 것과 같고, 우주의 영적 활동과 내가 합함과 같다.
이는 내 마음의 뿌리, 즉 내 안에 있는 무한한 힘에 대한 발견이고 동시에 만물일체의 마음을 드러냄이다.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일체의 생명은 모두 이 마음으로 인하여 살아간다. 전일적인 본원적 마음은 자신의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삼라만상 모든 존재에서 작용되고 있고, 스승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연과 자기 내면에 있다.
전일적 인간은 우리의 몸이 우주적 순환을 이루는 몸이라는 것을 자각하여 우주생명공동체로서 생태적 삶을 실천하고 몸의 온전한 순환과 균형을 통해 마음의 영성을 발휘한다. 또한 자신이 우주 본원의 실재(the One Universe of Reality)이자 영성적 주재임을 자각하여 진심(眞心)과 합하고, 현상적 에고로부터 매순간 전의를 이루어 마음에 변형을 가져온다.
이는 에고뿐만 아니라 사회통제에 의한 마음작동을 자각하여 이로부터 거리를 둠과 동시에 새로운 영성의 힘으로 권력체제의 균열을 가져오는 세계 재구성의 창조자라 할 것이다.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 정혜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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