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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날로 새로워지는 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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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07-1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 칼럼 – 날로 새로워지는 마음
2015년 07월 19일(일) 21:44 [(주)전라매일신문]
어린 아이들을 보면 참 호기심이 많습니다. 어른들은 지나가는 나비를 보면 “나비구나”하지만 아이들은 “와! 저길 봐 나비다. 나비야!”하고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렇게 세상을 배워나갑니다. 아이들에게 호기심은 세상을 이해하고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학습과정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는 그런 아이들에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공부해”하는 어른은 아닌가요? 만일 아이들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너무나도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나비를 보고 감동받지 못하는 아이는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것을 어려워할 것이고, 주위 사람들의 친절함에도 감동받지 못하게 되기 쉽겠지요. 그런데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어리고 늙음의 차이가 없습니다. 지식적인 정보의 양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뻐하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다른 것은 어른들에게는 “나는 00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의 틀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을 못 참고 화를 내고 조급해집니다. 그런 관념이 호기심 많은 어릴 때도 그렇게 강했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에게는 그런 것이 있건 없건 중요치 않은 일입니다.
사실 마음은 그런 것입니다. 그런 관념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정신이라고 부르는 마음은 세상을 느끼고 이해하고 배우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있거든요. 그래서 예로부터 성현들께서는 오히려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놓으라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다만 실제로 생각을 내려놓기는 힘들지요. 그게 제일 문제일 것입니다. 마음의 힘을 빼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지극히 당연하다고 느끼고 있는 오늘의 모습에서 사소한 변화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주변과 어떤 관계를 맺어 가고 있는가를 살펴보세요.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에게 기대고 살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바라보면 겉으로는 어제와 오늘이 변함이 없지만 실제로는 오늘의 하루는 분명 어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도 분명 다른 해입니다. 실제로 어제와는 다른 영향을 주고 있잖아요. 생각도 그래요. 똑같은 “배고파”하는 생각도 어제와 오늘의 배고픔은 전혀 다른 생각이고 우리 삶에 다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예전의 선비들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면 날로날로 세상이 새롭고 신비로워집니다. 우리의 마음이 나이를 먹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다만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우치면 다시 새로워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맑은 호기심이 정신의 지혜에서 나오고 있으니 그 마음을 잘 살려주는 것도 역시 어른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원광대학교 후마니타스학부 김세연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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