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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생각 알아차리기
[전라매일신문-칼럼] 생각 알아차리기
마음인문학연구소2015-06-21

마음인문학 칼럼 생각 알아차리기

 

2015년 06월 21일(일) 20:45 [(주)전라매일신문]

 

 

 

 

우리 삶 속에서 크지 않지만 긴급하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이 있죠.

이럴 때 ‘손톱 밑 가시’라는 말을 종종 사용합니다. 만일 진짜로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혀 있다고 생각해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괴로운 표정이 됩니다. 그 가시를 빼지 않고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하고 아무리 즐거운 것을 봐도 즐겁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일들보다 그 작은 가시가 더 크고 중요한 일이 되어버리죠. 그런 일이 마음 속에서도 꽤 많이 일어납니다.

 

 

누군가 지나가며 던진 말 한마디가 가슴에 콕 박혀 계속 아프게 찌르는 일이 많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너는 왜 그렇게 못하니”라고 한 말에 당사자는 며칠을 괴로워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가시가 박히면 비록 아주 사소한 일이더라도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급하고 힘든 문제가 되겠지요. 그러면 그 사람의 하루 생활의 모든 감정이나 생각은 그 문제에 영향을 받아서 생겨나게 됩니다.

 

행복하기 위해 삶을 산다기보다 불안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게 되겠지요. 그래서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타인의 반응에 더 예민해지게 됩니다. 사랑하면 헤어질까 불안하고, 미워하면 만나게 될까 불안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 불안해합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 속의 가시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생각에 빠지지 말고 그것을 관찰해보세요. 생각을 자신이 만들지만 스스로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없애야지”하는 마음 자체가 영양분이 되어 생각을 점점 키우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와 같아서 무관심하면 심드렁하지만 일단 관심을 보이면 신나서 더 커집니다.

 

그러니 생각이 일어나면 “일어났구나!”하고 알아차린 후에 더 이상 건드리지 마세요. 없애려고도 하지 말고 단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실제적인 일에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이 별일 아닐 것 같지만 그것이 바로 정신을 차리는 힘이 됩니다. 한 번 두 번이야 잘 모르겠지만 반복하면 할수록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힘이 강해집니다. 생각에 빠지지 않고 “아프구나”하고 바라보는 사이에 우리의 마음은 아픔으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알아차리는 정신의 힘으로 생각의 가시는 저절로 뽑히게 됩니다.

흔히들 마음의 상처를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줄 거라고 말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칫 안에서 상처를 곪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때론 트라우마가 돼서 일생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만일 어떤 생각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그것을 알아차려 보세요. 그리고 그 생각에 빠지지 말고 “그랬구나”하고 인정해주세요. 어떻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알아차리고 바라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라보는 힘이 강해져서 생각에 빠지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것들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완전히 벗어났을 때 다시 바라보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이해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니 일어날 때마다 그렇게 생각을 조금 떨어져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봐주세요.

 

/원광대학교 후마니타스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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