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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마음의 작용과 인생의 행복
[전라매일신문-기고] 마음의 작용과 인생의 행복
마음인문학연구소2014-11-23

마음의 작용과 인생의 행복

 

 

 

2014년 11월 23일(일) 21:31 [(주)전라매일신문]

 

 

 

인간은 흔히 몸과 마음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우리는 그 마음과 몸을 통해 세상과 교감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몸을 비추어 그 상태를 살필 줄 안다. 안색을 살피고, 머리를 손질하며,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비추어 보고 어떻게 가꾸어 갈 것인가? 마음은 어떤 형상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고 어떤 언설로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형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며, 어떠한 언설로도 설명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을 어떤 측면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설명이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혹은 침묵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혹은 원상(圓相)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언설로 표현할 때, 경우에 따라 둘이니 셋이니 혹은 그 이상으로 분별하여 천차만별의 마음현상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먼저 마음의 작용면을 위주로 살펴보자. 마음을 동(動)한 면에서 본다면, 24시간 어느 한 순간도 작용하지 않은 때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은 능동적으로든, 수동적으로든 그 작용을 쉬지 않고 있다. 그것은 마음에서 일어나거나 일으키는 것이지만, 그 작용은 몸을 통해 밖으로 표출되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작용은 몸, 그리고 환경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멸하고 변화하는 현상계를 설명할 때, 불교에서는 5가지 영역(五蘊)으로 분별하곤 한다. 즉 마음 이외의 물질세계를 통칭하여 ‘색(色)’이라 하고, 색과 접할 때의 느끼는 감각작용을 ‘수(受)’라 하며, 그 때 떠오르는 이미지(관념)로서 지각(표상)작용을 ‘상(想)’이라 하며, 그 때 스스로 지어 만든 의지(의도)작용을 ‘행(行)’이라 하며, 그 대상을 전체적으로 파악(了別)하는 인식작용을 ‘식(識)’이라 한다. 여기서 색은 몸을 포함한 물질현상계라면, 수?상?행?식은 정신현상계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행(行)’은 불교의 ‘수행’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음공부에 있어서 특히 중요하다. 이는 모든 사물이나 일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파악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받아들이는 마음작용을 말하는 것으로 온갖 마음의 병리현상이 이로부터 기인하기 때문이다. 모든 행에는 반드시 업(業)이 형성되고 그 업의 결과(業報)에 따라 죄복과 고락의 차이가 있게 되는 것이다. 업은 흔히 3가지로 말하는데, 의업(意業), 구업(口業), 신업(身業)이 그것이다. 이 중 의업은 마음속에 품은 의도(思)로서 구업과 신업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결국 마음에 품은 의도가 우리의 몸을 통해 밖으로 표출되고 반복되어 어떤 패턴과 경향이 생기게 되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무의식에 저장되어 때를 따라 나타나 우리의 인격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짓고 자신이 받는 인과의 이치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어떻게 심신작용을 할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좋은 뜻, 바른 의지로서 모두 다 인생의 행복을 열어가는 주인공이 되길 염원한다.

 

 

장진영 / 마음인문학연구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