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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칼럼] 한의학과 인문학의 공동연구 (下)
[한의신문-칼럼] 한의학과 인문학의 공동연구 (下)
마음인문학연구소2014-11-24

김재효 교수

(원광대 한의대 경혈학교실)(마음인문학연구소 치유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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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인문학의 공동연구(下)

 

아시아의 전통지식에서 심신의학의 패러다임을 찾다

한·미 국제학술대회 개최, 심리치료 분야 동서양의 비교 고찰 기회돼

한의학자들이 다학제간 거대 인문학 프로젝트의 핵심성과 능동적 수행

 

21세기 세계는 전통의학의 역할과 가능성에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아울러 다음 세대의 의료서비스 모델로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 등장하며 주목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의학이 형성된 동기와 과정을 살펴보면, 심신의학적 패러다임에서 수요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부각되었다고 봅니다. 그 동안 질병은 주로 육체적인 고통에 국한하여 주목받고 육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서비스들이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육체의 고통을 넘어 고통을 경험하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접근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통 속 환자의 마음과 육체 사이의 상호작용 역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육체 따로 마음 따로 나눠진 전문분야로 접근하는 의료의 한계를 심신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높아집니다.

 

저는 한의학이 해야 할 과제와 앞으로 기여할 분야가 바로 이러한 심신의학적 관점에서 질병과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2014년 공감도서’로 선정된 ‘한국의학과 마음 치유’는 2012년 4월 한국의사학회와 마음인문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하고 토론한 것을 정리하여 발간한 서적이며, 한국의 전통지식을 담고 있는 한의학을 인문학 분야에 선보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전인적 접근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

 

마음인문학연구소가 지난 5월에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의 2탄이 이번 미국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이기도 합니다. 시리즈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는 현재 마음인문학연구소 치유분과에서 공동연구원으로 활동하는 강연석 교수(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가 연구소와 함께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학술대회의 목표는 아시아 전통의학을 포함한 전통지식 속에 담겨진 가치를 발굴하고 그 의미를 서양과 동양의 인문학적 시각을 통해 해석하고 탈근대화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나의 주제를 통해 인문학적 토론과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전통에서의 명상과 치유’라는 주제는 심리치료에 대한 동서양의 비교고찰이 아니라 아시아의 전통 지식과 치유를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의 시선이 교차하는 공간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서로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인식했던 공감과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한의학을 비롯한 전통지식 중의 치유가 가진 보편성과 특수성을 일깨우는 것입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서구사회가 추구하는 심신의학의 패러다임이 아시아의 전통지식에서 찾을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향후 이와 같은 공동연구의 결과는 ‘Dialogues on Meditation and Healing’이라는 타이틀로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영문판과 한글판으로 동시 출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마음치유센터를 구축하는 것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의 인문학적 문화콘텐츠와 심신의학적인 치유콘텐츠를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진들과 함께 개발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특히 연구소의 최종목표 중 하나는 “마음치유센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연구주제와 내용을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 학술 교류라는 측면은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함께 참여하는 해외 여러 학자들을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로 한의학 콘텐츠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번의 시리즈로 진행된 국제학술대회는 내년 5월 22일 서울에서 세번째 학술대회가 열립니다. 앞서 언급한 ‘Dialogues on Meditation and Healing’의 출판을 앞두고 갖는 최종 워크샵인 셈입니다. 이 책은 명상, 불교, 그리고 동아시아 전통의학 간의 콘텐츠가 인문학적인 토대 속에 함께 어우러지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약간의 재조정 과정을 거치겠지만 한국에서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과 마음인문학연구소, 미국의 Johns Hopkins University, Penn State University, Vanderbilt University, Columbia Univeristy, Temple University, Louisiana State University,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 Won Institute, 그리고 영국의 University College London, 독일의 Max Planck Institute, 중국의 Qinghai University 등의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할 예정입니다.

 

 

 

 

강연석 교수(원광대학교)와 피어스 살게로 교수(Penn State Univ.)가 공동으로 편집인이 되어 작업을 주관하고, 2016년 봄 출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분야도 한의학, 종교, 사회학, 심리학, 불교철학, 도가철학, 미술 및 과학적 방법론의 명상 연구자들까지 다양합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를 설립할 때 ‘마음치유’란 아젠다 설정과 그에 따른 단계별 목표와 연구내용을 함께 기획하였습니다. 다만 연구소는 ‘마음’이란 주제에서 인문학을 중심에 두고 연구하는 기관이며, 인문학에 실용적인 날개를 달아 주는 역할에서 한의학자들이 다학제간 거대 인문학 프로젝트의 첫 기획과 핵심 성과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한의학 역시 스스로 가진 굴레 속에서 경험했던 한계를 뛰어 넘고, 마음인문학 분야에서 함께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의학은 한국사회에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근현대 자연과학과 생의학을 근거로 한의학의 지식과 경험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많은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지만, 반면 적지 않은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 전통지식이 현대사회의 보편성으로 수용되도록 노력

 

그 이유는 한의학이 가진 심신의학적 가치를 반쪽의 가치로 만들 수밖에 없는 자연과학의 연구방법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여러 인문학자들과 공유하는 지식과 연구들이 이러한 자연과학적 방법론에 잃어버릴 수 있는 가치를 보존하고, 한의학 지식 속에 담겨진 전통지식을 현대사회의 보편성으로 수용되도록 인문학적 변형작업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인문학과 함께 한의학을 해석하고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보편성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앞으로 꿈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의 다음 세대 젊은 한의학 연구자들이 실험의학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와 융합하고 다 학제간으로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금의 장을 국내외로 넓혀가는 것이 실행 전략입니다.

 

지난 3년 간 원광대학교에서는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 프로젝트에 한의학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이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보한 셈입니다. 그간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을 쏟은 만큼 앞으로는 졸업을 앞둔 한의과대학 학생들이나 대학원 과정의 젊은 연구자들이 함께하여, 애써 만들어 놓은 국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다 학제간 신진연구자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재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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