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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허심합도(虛心合道)의 치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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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6-1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허심합도(虛心合道)의 치유
2014년 06월 15일(일) 19:18 [(주)전라매일신문]
ⓒ (주)전라매일신문
사람의 마음이 편안하고 허욕이 없으면 하늘의 도와 부합하게 되고, 도와 부합하면 병이 생기지 않는다. 즉 마음이 망념으로 산란하지 않고 기(氣)가 적체되지 않으면 병이 생길 수 없다. 동의보감은 병이 마음으로부터 오고, 병의 치유는 마음의 수련이 함께 수반됨을 전제해 ‘이도치병(以道治病)’으로써 ‘허심합도(虛心合道)’를 강조한다.
도(道)로써 마음을 다스려 병을 치유하는 것을 ‘이도치병(以道治病)’이라 하는데 이는 곧 ‘생각을 가라앉혀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 ‘마음 작용이 멈춰서 생각과 망념이 없는 무심(無心)의 상태’, ‘마음의 집중을 통해 존재의 실상을 자각하는 것’으로써 망념을 사라지게 해 자신을 하늘의 도와 합치시키는 것을 말한다. 허심하면 도와 하나가 되고 마음을 두면 도와 어긋난다.
허심의 수련을 통해 하늘의 이치와 합함이 점차 쌓이면 마음과 성품이 화평해지고 모든 것이 무상(無常), 무아(無我)의 도를 알게 된다. 도와 합하기 위한 허자(虛字)의 허심수행은 마음을 신(神)에 집중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신이 집중되면 기가 모이고 기가 모이면 단이 이뤄져 몸이 견고해지고 몸이 견고해 지면 신(神)이 온전해진다. 신이 온전해진다는 것은 곧 허(虛)를 기르는 것이 된다. 마음을 고요히 해 신(神)을 기르면 텅 빔에 이르고, 영성의 빛이 자연스럽게 빛난다.
허심합도는 망념을 없애고 원신(元神:영성)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수련방식이지만 이는 마음의 차원에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몸과 함께 영성적 도에 이르는 것임을 제시한다. 정기신의 수련과 명상의 도야로 몸의 우주 순환이 막힘이 없고 잡념과 허욕이 없으며, 마음이 안정돼 허심합도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몸의 치유와 영성의 회복이 가능하다.
마음과 몸의 현상은 같이 가는 것이고, 마음의 영적 수준과 몸의 맑은 기운 역시 동시적이다. 이는 곧 마음의 영성과 몸의 신통(神通)이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결합돼 있음을 말해준다. 마음 수련은 몸에서 완성되고, 몸은 마음의 변형이 이뤄지는 장으로써 진리의식은 몸으로부터 현시된다. 동의보감은 생명, 몸, 마음, 자연이 하나의 순환을 이룬다는 ‘생태적이고 우주순환적인 몸의 자각’과 ‘몸-마음의 영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현대교육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현대교육은 심신결합의 몸-마음의 이해와 더불어 나의 몸으로 순환되는 공기, 물, 바람, 곡식 등 우주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이들로 하여금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생명이 곧 우주 생명이라는 자각으로 인해 인간존중, 생명존중, 다양성의 존중이 체험돼야 하고, 우주 생명과 하나인 에콜로지 문화를 통해 ‘생기 있는 아이’를 길러내야 할 것이다.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