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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분열에서 통합으로의 삶
[전라매일신문-칼럼] 분열에서 통합으로의 삶
마음인문학연구소2014-06-20

분열에서 통합으로의 삶

 

2014년 06월 20일(금) 19:49 [(주)전라매일신문]

 

 

“행복하다 그치? 오늘 하루를 다시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은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야”

 

“언니, 나는 오늘같은 하루를 살아야 한다는 게 힘들어, 지옥이야”

 

“그러면 너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편하다는 말이야?”

 

“아니, 죽는 건 더 무서운 일이지…”

 

“그래, 어떤 날은 보너스를 받는 것 같고, 어떤 날은 안 받아도 괜찮은 보충수업을 받는 것 같네, 하하하” 함께 사는 도반과 아침식탁에서 나눈 대화다.

 

우리가 하루를 살다보면 어떤 날은 새털보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무거운 바윗덩어리를 어깨에 올려놓은듯한 뻐근함으로 살아간다.

그 무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세상과 나를 분열시켰을 때 우리는 피곤함을 느낀다.

 

나와 상대되는 모든 세상은 경쟁의 대상이고 투쟁해야 할 적들이다.

‘나보다’관점으로 보면 나보다 돈이 많은 너, 나보다 가난한 너, 나보다 힘이 센 너, 나보다 힘이 약한 너, 나보다 유식한 너, 나보다 무식한 너, 나보다 도덕적인 너, 나보다 부도덕한 너 등으로 세상과 나를 분리시킨다.

 

세상과 나를 아군과 적군으로 편을 갈라 하루 종일 전쟁을 치른다.

나의 존재와 나보다 힘이 센 사람을 아군과 적군으로 분리시켜보자.

그들만 생각하면 답답하고 짜증난다. 주눅이 들어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스스로 포기한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자를 큰 곰의 그림자로 착각해 놀라서 기절해버리는 황당함과 같다.

나의 존재와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아군과 적군으로 분리시켜보자.

그들을 생각하면 경거망동해진다.

말과 행동은 가볍고 천박해진다.

마치 브레이크 제동장치없는 자동차와 같이 교만으로 내달린다.

 

나의 존재와 세상을 통합시키는 세상은 어떠할까?

나는 가끔 분열의 세상에서 통합의 세상을 경험한다. 몸을 반듯하게 하고 의식과 호흡을 고요함의 한 지점에 가져다 놓는다. 평온함이 온몸과 마음으로 스며들고, 온 우주로 퍼져나가는 밝고 고요함에서 오는 행복을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나와 세상은 하나가 되어 하나도 없고 둘도없는 그 온전함에 머문다. 새털보다 가볍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일상을 살다보면 마음이 요란할 때가 있다.

요란할 때 잠시 멈춰 마음을 살펴보면, 이미 세상과 나는 분열돼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세상과 분리된 나는 전전긍긍 그 자체다. 그러나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고, 기운을 바르게 하면 어느새 평온이 찾아온다. 그 평온함에는 하나도 없고 둘도 없는 온전한 하나의 세상이 펼쳐진다.

 

그러한 마음을 우리는 빈 마음이라 한다. ‘나보다’, ‘너보다’의 ‘보다’를 내려놓고 빈 마음이 되면 순간순간 통합의 진경을 맛볼 수 있다.

오늘 하루도 빈 마음으로 아침을 연다.

 

모연숙 /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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