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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인간다움의 실현은 ‘나를 이기는 것(克己)’에서 시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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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5-18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 시민강좌> 인간다움의 실현은 ‘나를 이기는 것(克己)’에서 시작
2014년 05월 18일(일) 21:46 [(주)전라매일신문]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답게’ 살다 가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사람답다’는 것은 짐승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고 있는 ‘약육강식’의 차원을 넘어, 나의 이웃과 함께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공존의식’을 실현해 내는 것이다. ‘공존’을 고민하는 그곳에서 인간의 존엄성도 비로소 확보할 수 있다.
공자는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리(利)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라고 말한다. 흔히들 ‘군자’ ‘소인’을 말하게 되면 마치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구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도덕적 차원의 구분으로, 이른바 군자는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책임을 완성하고, 항상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상을 지칭하고, 소인은 자신만의 생존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는 인간상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경쟁 속에도 원칙과 법칙이 있어야 한다. 원칙과 법칙이 무너지고 편법과 불법이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군자보다는 항상 소인들이 득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소인’배들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불안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지를 쉽게 목격하게 된다. ‘군자’와 ‘소인’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군자가 되고, 소인이 되는 것은 우리가 마음 한번 쓰기에 따라 달라진다. 눈앞에 펼쳐진 이익을 취하는데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위를 결정하게 되면 바로 ‘소인’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인’이 아닌 ‘군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공자는 그것을 ‘극기(克己)’, 즉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리사욕을 잘 이겨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스스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이기고, 보편적인 삶의 원칙에 부합되는 행동의 실천을 통하여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과거 우리에게 있었던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에는 자신의 행동에 있어서 편법과 불법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용기와 사회 정의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결단력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사욕(私慾)을 버리고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군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곳에는 항상 자기결단과 의지가 필요하다. 오늘날 같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주창하고 실천하는 것은 마치 시대의 조류에 뒤처지는 일이라 비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속 압축 성장’을 이룩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우리 사회를 정상적 인간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그 동안 놓치고 살았던 인간의 ‘존엄한 가치’들의 중요성을 다시금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구성원 스스로의 자기 결단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공자는 “인간다움의 실현이라는 것(仁)이 멀리 있겠는가? 내 스스로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하게 되면, 저절로 우리 눈에 드러날 것이다(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라고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깨어있는 개인들이 많아질수록 정치가와 공직자들은 국민을 무서워하게 될 것이고, 국가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박승현/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KH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