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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지금 여기가 극락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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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1-24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지금 여기가 극락 입니다
2014년 01월 24일(금) 20:24 [(주)전라매일신문]
소태산은 무시선·무처선(無時禪·無處禪)을 말씀하셨습니다. 무시는 지금이고 무처는 여기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으라는 소식입니다. 나의 앞에는 지금 여기만 있습니다.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습니다. 전생과 내생도 없습니다. 이들은 마음 안에서만 있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오직 지금 현재 뿐입니다. 이를 자각하면 내 앞에 주어지는 삶을 언제나 깨어나서 즐길 수 있습니다.
원불교에서는 행사 때마다 “영겁에서 영겁으로 즐기세”라고 노래합니다. 만나는 인연들과 즐기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이 세상이 그대로 극락이요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행자들이 다가올 내생(來生)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향해서 오늘을 희생하라고 합니다. 이는 이상과 꿈속에서 살게 하는 것입니다. 늘 불행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는 없는 과거 전생(前生)을 있다고 말합니다. 전생은 지금 여기에 없으며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집착이나 생각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과거는 이미 있었던 것일 뿐 오직 나의 생각이나 기억 속에서만 있는 것입니다.
가만히 깨어서 살펴보세요. 전생이 과거에 있었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 현재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전생은 관념 속에 있는 환상이며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내생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는 없습니다. 이것도 관념이며 허상이고 상상 속에만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명료하게 지금 여기에 깨어나서 존재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수행입니다. 사람들은 무시선을 이야기하면서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을 수행해도 생각에 젖어서 하고 있다면 이는 수행이 아닙니다. 무엇이 되려고 할 때 이미 여기 현실을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의식이 깨어나서 지금 여기가 온전함을 자각해야 합니다 .
숨을 쉬면서 조용히 공기가 들오고 나가는 것을 느껴봅시다. 밥을 먹으면서 천천히 맛을 느끼며 먹어보세요. 느끼는 순간 생각이 비워지고 지금 여기의 현실에 머물게 됩니다. 사람들이 숨을 쉬면서는 쉬고 있는 줄을 모른 채 살고 있습니다. 매일 먹는 밥을 생각으로만 먹고 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인가 생각에 젖어서 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침묵 속에서 소리를 듣고 뺨을 스치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면서 또한 주위의 꽃향기를 맡으면서 지금 여기를 알려주는 놀라운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껴야 합니다. 그러면 영원히 깨어있는 현존을 경험할 것입니다. 분별을 내려놓고 깊은 고요를 느낄 때 마음이 평온하며 잔잔한 기쁨을 수용합니다. 세상이 온통 새롭고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권용갑/마음인문학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