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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
[전라매일신문-칼럼]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
마음인문학연구소2016-01-10

마음인문학 칼럼-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

 

/원광대학교 후마니타스학부 김세연 조교수

 

2016년 01월 10일(일) 19:31 [(주)전라매일신문]

 

연말 연시를 맞아 여기저기 선물할 일들이 생깁니다.

좋은 선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필요하고 좋아하는 것을 골라야 하고 여기에 적절한 의미까지 담을 수 있는 선물을 찾으려면 며칠을 고민해야 될 때도 있습니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깊이 만큼 더욱 신중해집니다.

 

눈에 보이는 선물에는 많은 신경을 씁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도 이렇게 신경을 쓰며 주고 있는가요? 말이라는 것도 선물과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욕설이나 비하하는 말을 하기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런 말들은 너무 쉽게 툭툭 뱉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이에는 그 가까움으로써 혹 예를 차리지 아니하며 조심하는 생각을 두지 아니해, 서로 생각해 준다는 것이 서로 원망을 주게 되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의를 잘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복잡한 절차와 관행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에 공경하는 마음을 담아 전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기쁜 날 선물할 때의 그 마음이 소중하고 감사함이라면 그는 예의바른 사람일 것입니다.

진흙 구덩이에 고인 맑은 물을 길어올리듯 말 속에도 조심스럽게 마음을 담아보세요.

나를 살피는 마음이 쉬지 않을 때 그것은 수행이 됩니다. 어디에 앉아서만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생각을 오만가지 난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누가 알 것이냐 하지만 입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생각이 표현되기도 합니다.

 

무의식적으로나 습관적으로 말할 때를 살펴보면 그것이 자신의 의식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 마음을 통제하기에 좋은 방법이 또 말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보세요.

자신의 마음이 낱낱이 드러나 보이고 그 속의 고정관념과 주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것이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수행의 시작입니다.

말을 통한 수행은 그 효과가 나뿐만 아니라 세상으로 곧바로 전파 됩니다.

툭 던져버리고 마는 말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관하지 않지만 마음을 담는 말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관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의 마음과 맞닿으면서 다시 내 가슴을 울리는 공명 같은 것이죠.

몸은 각각의 성격과 형상이 달라서 너와 나의 구분이 있지만 마음에는 그러한 구분이 없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이 공유 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한 말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 사용한 입은 화가 들어오는 문이라는 뜻입니다.

함부로 하는 말 속에는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독이 들어있지만 반대로 마음을 담아 소통하는 말은 세상을 살리는 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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