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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기고]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분노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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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6-01-17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학교 시민강좌 64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분노한다
2016년 01월 17일(일) 19:42 [(주)전라매일신문]
↑↑ 김수연 교수 마음인문학연구소
ⓒ (주)전라매일신문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좌절한다. 좌절감이 자아 존중감을 위협하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불안감이 분노로 표출된다. 분노는 개인의 가치를 보존하려는 자아 존중감의 의지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자아 존중감 손상이라는 외적 상황 자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개인의 역기능적 신념이 분노사고의 중요한 변수로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분노는 특정 상황에 부여하는 의미는 개인이 갖고 있는 신념체계에 의해 결정된다. 분노를 유발하는 역기능적 신념 체계는 특정 상황에 처하면 자동적으로 활성화된다. 역기능적 신념은 일종의 자기 자신이나 타인 혹은 세상에 대한 절대적이고 부적응적 인지구조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인지적 취약 요인이다. 역기능적 신념은 어떠한 정신적 상처나 충격 이후에 부당함과 좌절감, 모멸감, 무력감 등이 무의식 속에 남아 평소에는 억압되어 느끼지 못하다가, 어떠한 외적 사건들이 이전 경험을 상기시킬 때, 그 당시의 심리상태로 돌아가 분노를 유발한다. 그렇다면 역기능적 신념을 활성화하는 외적 자극은 무엇일까? 역기능적 신념을 활성화하는 변인은 손상된 자아 존중감(self-esteem)이라고 할 수 있다. 자아 존중감은 자아 보존 감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데, 이것은 개인의 가치를 보존하려는 의지이다. 분노는 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하지 못하게 제어할 때 대부분 좌절감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외부 스트레스 상황에서 경험하는 좌절이 분노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자아 존중감과 의미 있는 관련성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때 좌절은 불안, 수치, 질투, 경멸 등의 정서를 유발하기도 한다. 자아 존중감은 정신건강의 필수 요인으로 언급되어 왔으나, 높은 자아 존중감이 자기중심성 및 자기애(narcissism), 자아 위협에 대한 과민성, 타인을 평가 절하하는 경향, 외집단에 대한 편견과 공격성 등과 관련 있다는 역기능에 대한보고도 있다. 이는 자아 존중감이 타인과 비교하여 우월감을 느낄 것을 요구하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기애자들이 의식적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 존중감이 높지만, 이들의 자아 존중감은 진정한 자아 존중감이라기보다는 방어적 특성을 많이 띠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방어적 자아 존중감이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느낌을 애써 유지하려는 무의식적 노력으로 생기는 자아 존중감을 의미하는 한편, 비방어적인 자아 존중감은 이를 유지하려는 과도한 노력이나 갈등 없이 편안하게 자신에 대해 느끼는 자아 존중감을 뜻한다. 따라서 자기애자들은 기저의 불안정하고 취약한 자기개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방어적인 노력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표면상으로는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인 태도와 자존감을 드러내고 유지하게 된다. 자기애자들이 스스로 의식하고 자각하는 수준에서의 자기개념은 때로는 지나치게 긍정적이지만 더욱 기저의 무의식 속에 있는 자기 신념과 이미지는 오히려 부정적이고 불안정하며 열등감이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아 존중감이 높으면서 동시에 자기애 성향도 높은 사람은 기저의 자아 존중감이 취약한 사람으로, 자신의 단점을 수용하기 어렵고 타인의 부정적 평가를 부당하다고 지각하고 분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에 비해 자아 존중감이 높지만, 자기애 성향이 낮은 사람은 진정으로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으로 자신의 단점까지도 기꺼이 인정하며 외부 평가에 대하여 덜 방어적이고 보다 수용적 자세를 보이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자아 존중감이 낮지만, 자기애 성향이 높은 사람은 과대 자기의 욕구가 현실에서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있어, 자신, 타인, 세상에 대한 불만이 많을 수 있다. 자기애 성향과 자아 존중감이 모두 낮은 사람은 부정적 자기상을 경직되게 갖고 있는 사람으로 부정적인 외부 평가에 예민하고 실패나 좌절에 대하세 내부 귀인하기 쉬워 분노가 높을 뿐만 아니라 우울에도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분노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분노 표현을 하기 전에 경험하는 감정에 대해 우선 자각하고 난 후, 자각한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적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감정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소유하여 개인에 맞게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정은 이성보다 더 근본적이어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좌우한다. 감정은 불가사의하여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변화무쌍한 것이 감정이다. 감정을 조절하려면 판단하지 않으면서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생각들을 계속해서 인식하고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노 상황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자각하는 순간 이미 그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분노 자극을 의식하고 알아챈다면, 나는 그것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되며 더 이상 무의식적 자동조종장치에 이끌리지 않게 된다. 순간순간 깨어 있다면 당신은 자신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과도하게 각성하던 바로 그 순간에 사건의 흐름을 통제하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내가 자각하지 못하기에 분노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자율신경계의 자동 조정 장치를 따라 분노 반응을 일으키며 결국 그것이 만성화되어 분노조절 장애가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