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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행복은 상품이 아니라 감각
[전라매일신문-칼럼] 행복은 상품이 아니라 감각
마음인문학연구소2015-11-16

마음인문학 칼럼-행복은 상품이 아니라 감각

 

 

 

최근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진행 하다보면 자주 삶이 재미없다고 하거나 삶의 의미나 목표가 없다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굳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묻는다면 행복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는 있었지만 열정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또한 막연히 ‘무엇을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요?’ 라고 질문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럴 때 나는 반드시 짚어주는 것은 먼저 행복감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것에서 경험해 보았는지를 물어본다. 안타까운 것은 이때 막막해 하거나 그런 이상한 질문을 왜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 때였다. 그나마 이 친구들이 솔직해서 ‘돈만 있으면 행복쯤은 살 수 있는데 뭘 그딴 걸 물어요!’하는 속마음을 서슴없이 표현하기도 한다. 다만 내가 루저라서 그럴 능력이 안되니 우울하고 희망이 없다고 단정해 버린다. 이때는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지 먹먹해지곤 한다.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는 핵심적인 요소는 ‘정서적 감수성’이라고 생각된다. 정서적 감수성이라 함은 ‘자신의 정서에 대한 깊고 섬세하게 알고 수용하는 것을 바탕으로 타인과 공유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음식을 맛볼 때 미각을 느끼는 입맛이라고 보면 적절할 것 같다. 입맛이 없다면 무엇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는다해도 맛을 느낄 수 가 없는 것처럼 먼저 섬세하게 맛을 느끼는 능력이야 말로 미식가의 첫 번째 요소라고 할 수 있듯이 행복 또한 그렇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이렇게 행복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서 무엇보다 놀이문화가 급격하게 문화상품의 소비로 대체되면서 사라진 것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매스미디어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며 ‘무엇을 어떻게 하면 행복해진다’고 하는 중독적인 광고 이미지에 세뇌되어 야성적인 본래의 미적 감수성은 급격히 퇴화된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으로 소비를 유혹하고, 객관적으로 가치가 가격으로 평가되는 시스템은 무언가를 음미하고 느낌을 교감하면서 확인했던 과정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물질문명의 도전 속에서 우리 행복의 미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과 일상에서 함께 일하고 놀면서 교감하고 나누면서 느꼈던 인정(人情)의 맛을 회복하는 것이가장 우선 된다고 보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느낌에 귀를 기울이고 표현하면서 명료한 감각을 기르고, 상대방의 상황과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 감수성은 형성되고 발달된다. 이 야성의 감각이 살아나면 사람들 하나 하나에서 느껴지는 감성의 맛이 버무려져 개성이 되고 인품이 되면서 사람을 사귀는 재미가 깊어지고 풍성해지게 된다. 친밀감과 신뢰감 속에서 인간은 깊은 유대와 연결감으로 깊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되고, 진실성과 진정성을 경험하고 공유하면서 강한 결속력으로 공동의 문제를 풀어가는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유머와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즐거움 속에서 고난과 슬픔을 녹여내고 치유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이정호 / 마마인드풀 힐링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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