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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마음의 여유를 가져봅시다
[전라매일신문-칼럼] 마음의 여유를 가져봅시다
마음인문학연구소2015-05-10

마음인문학 칼럼 -마음의 여유를 가져봅시다

 

 

2015년 05월 10일(일) 21:05 [(주)전라매일신문]

 

 

 

 

 

생각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무기입니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냥을 하기 위해서 돌멩이를 깨트려 창을 만들었고, 오랜 세월이 흘러 돌을 갈기 시작했던 것은 단지 돌을 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갈고 닦았던 것입니다.

 

 

 

지금은 지식과 정보가 무기가 되는 세상입니다. 인터넷과 경쟁해야 할 만큼의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이며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생각은 더 많아지게 되고 머리가 쉴 시간 없이 또 다른 생각들로 앞의 생각을 덮어가게 됩니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요즘의 삶에서는 깊이 생각하고 오래 생각하는 심사숙고가 어렵겠지요.

 

 

심사숙고 하기위해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생각을 이리저리 궁굴릴 수 있을만큼 사고가 유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단에 빠져있을 때는 어떤 판단이든 고착되기 쉬워서 또 다른 면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의 충고 듣기를 어려워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그런 충고에 화를 내거나 두려움을 갖기가 쉽습니다. 속이 꽉 찬 나무가 대나무보다 센바람에 부러지기 쉬운 것처럼 말입니다.

 

 

여유를 가지려면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물질의 세계처럼 마음도 관성이 있습니다. 습관적인 생각,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그대로 두면 다음에 일어나는 생각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떤 일로 화가 났을 때 그 일과 상관없는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한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나요? 그래서 과거에 선비들은 군자의 심법으로 불천노(不遷怒: 나의 화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말라)를 이야기 합니다.

 

 

 

생각을 멈추게 되면 정신이 깨어납니다. 그것은 화가 나면 화가 나는 줄 아는 마음, 시끄러우면 시끄러운 줄 아는 마음, 어떤 일을 할 때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마음입니다. 마치 거울로 얼굴을 비추어보듯이 그 순간의 상태를 관념과 감정에서 벗어나 깨끗한 상태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깨어있는 정신으로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습니다. 흔드는 것은 내 기억에 저장된 관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쁜 생활 속에 어떻게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여행을 가기도 하고, 독서를 하거나 또는 대화를 하기도 하죠. 삶의 영역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구나.”하며 새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게 어렵다면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보세요. 가만히 몸에 힘을 빼고 느껴지는 느낌을 판단하지 말고 받아들여보세요.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관심을 주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만 집중해보세요.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편안함을 얻을 것입니다.

 

마음의 여유를 얻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단지 생각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세연 원광대학교 후마니타스학부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