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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멈춤과 힐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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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04-1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 칼럼> 멈춤과 힐링
2015년 04월 12일(일) 19:12 [(주)전라매일신문]
지난 칼럼에서 몸과 마음을 가만히 쉬는 것에서 힐링이 있다고 말했는데 오늘은 이 부분을 좀더 이야기 해야될 것 같다.
왜냐하면 몸처럼 마음은 가만히 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논자가 일반특강에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흙탕물이 들어있는 물병을 하나들고 갈 때가 있다. 청중을 향해 이 물병을 흔들었다가 탁자에 내려놓으면 이 흙탕물을 깨끗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겠냐고 묻는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가만히 두면 되지요!한다. 그러면 실제로 한번 해볼까요?하고 가만히 두면 몇분만에 흙이 가라앉는다.
그런데 흙 입자가 매우 고운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하고 질문한다. 청중들은 그래도 좀더 오랫동안 가만히 두면 된다고 한다. 이때는 칭찬을 해줘야한다^^. 야 ~대단합니다. 근데 좀더 오랫동안 지켜봐야하는데 자꾸 성급한 마음이 생겨서 확인 하려고 들어서 보고 또 보고 하면 어떻게 되지요? 하면 다들 큰 소리로 안 된다고 한다!
이때는 캬~ 하고 감탄을 해야 한다. 오늘 강의는 청중이 너무 똑똑해서 더 이상 할 게 없으니 여기서 끝낼 수밖에 없다고 너스레를 떨어주면 매우 재미있어한다. 간단한 문답이지만 사실은 쉽지가 않다. 그 이유는 인간의 마음은 보이는 영역과 보이지 않고 자동으로 돌아가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무의식이라 하는데 무의식 영역에서 자꾸 흔들어서 마음이 바쁘게 움직일 경우에는 이유도 모르고 마음이 바쁘고 불안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쉽게 마음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답답하고 힘들어 한다. 사실 알고 있어도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 마음은 움직임이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순식간에 요란한 생각과 동시에 말과 행동을 나오는 것을 보면 쉽게 확인된다.
그래서 마음을 공부할 때 처음 공들여서 해야 하는 훈련이 먼저 마음을 보는 연습을 한다. 마음공부에서 마음을 보는 것은 야구에서 선수가 공을 보는 훈련과 같고 권투선수가 두 눈 뜨고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보는 훈련과 같다.
이렇게 마음 보는 연습을 재미들이면 마음의 은밀한 움직임이 보다 잘 보이게 된다. 그러면 스스로 마음을 무의식적으로 잡고 흔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과정이 답답함 보다는 점차 편안해지고 쉬워진다는 것도 경험하게 된다.
마음을 고요하게 쉬는 것을 방해하는 핵심은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의지 작용이다. 외부상황을 내 기준과 원하는 대로 통제하기 위해 우리가 너무나 열심히 움직여 왔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그만 움직이지 않아도 될 때도 자동으로 움직이는 습관이 깊이 뿌리내려 버렸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을 공부할 때 두 번째로 공들여 하는 과정은 마음이 일어날 때 통제하려고 하려는 무의식적 의지를 내려놓는 것이다. 단지~~한 마음이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연속해서 생각으로 이어가지 않고 멈추는 연습을 한다. 근데 이때 딱 멈추고 이어지는 생각을 내려놓는 느낌이 참으로 묘하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고 닦지 않고 나올 때의 느낌이랄까?! 하여튼 찝찝하고 개운하지 않다. 그것은 뭔가 빨리빨리 내 앞을 막는 것을 치우고 해결해서 원하는 환경으로 통제하고자 했던 습관의 영향이다. 그 영향에서 벗어나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와 의지를 내려 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의 질적 변화가 오게 된다.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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