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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그 사람이 미워질 때
[전라매일신문-칼럼] 그 사람이 미워질 때
마음인문학연구소2015-03-22

<마음인문학 칼럼> 그 사람이 미워질 때

 

 

2015년 03월 22일(일) 21:01 [(주)전라매일신문]

 

 

 

 

 

살다보면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미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친구가 미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상대방의 말을 도통 들을 생각을 하지 않고 막무가내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친구를 미워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 친구가 그러니까 미워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미움과 갈등은 자신의 마음을 보게 해주는 거울입니다. 자기주장만 하는 친구의 모습이 싫다는 것은 내가 그런 모습에 마음이 걸려있다는 것입니다. ‘자기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잡혀있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자기주장만을 묘하게 할 수 있는데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내세워야 할 경우에도 말을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혹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고 하더라도 자책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면 그 모습을 인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음이란 다양한 모습으로 상황에 따라 묘하게 작용합니다. 묘하게 화나는 마음, 묘하게 자기주장만을 하는 마음, 묘하게 질투하는 마음, 묘하게 사랑하는 마음들은 마치 오랜 세월을 바람맞으며 휘어진 나무와 같습니다.

휘어진 나무를 바르지 않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대로 묘한 것입니다.

또한 어떤 마음이든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있는 그대로 묘한 것입니다.

 

 

 

 

나도 상황에 따라 ‘자기주장만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상대방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억지스러운 그 사람의 외면만 보지 않고 그 사람의 마음을 통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를 헤아려보게 됩니다. 내 마음 거울에 비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또 다른 나의 모습입니다. 내 마음이 바로 다른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의 행동이 못마땅할 때 무조건 싫다, 밉다 단정 짓고 싶겠지만 잠깐 마음을 멈추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 사람이 미워질 때 혹시 내 안에 아직 화해하지 못한 내 마음이, 내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나의 마음 거울에 비춰보고 결국 나도 그런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 웃음이 나옵니다.

 

 

 

 

‘내 마음이 그의 마음이고, 그의 마음이 내 마음이구나.’ 알게 되면 나에 대한 사랑, 그에 대한 사랑이 시작될 겁니다.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시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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