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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생각은 도구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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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03-01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 칼럼>생각은 도구이다
2015년 03월 01일(일) 18:11 [(주)전라매일신문]
박물관에 가보면 제일 처음에 돌멩이들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돌멩이 몇 개 사이의 거리는 몇 미터에 불과하지만 실제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만 년에서 수천 년의 시간차를 보입니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생각을 고도로 발달시키며 많은 도구를 만들어냅니다. 인류의 발달은 생각의 발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게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하고 물으면 대부분 “못 살 것 같아요. 바보가 될 것 같아요.”라고 답합니다. 정말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생각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들리고 안 보인다고 합니다.
그때 무슨 생각했냐고 물어보면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그 생각도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가만히 있어보면 그 때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더 잘 들리고 더 뚜렷하게 보이고 감각이 더 잘 느껴집니다.
생각에 빠져 있을 때는 이런 느낌들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늘 뭐 해야지”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면 옆에서 누가 불러도 들리지 않습니다. 생각의 속성은 한 번 일어난 것은 사라지기 싫어합니다. 호감도가 평균 이상인 사람은 자꾸 보게 되면 더 상승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호감도가 보통 미만인 사람은 볼수록 낮아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생각은 일어난 방향으로 자꾸 바라보려고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사실’이 꼭 같기만 할까요? 어릴 때는 그렇게 컸던 학교 운동장이 어른이 돼서 다시 보니 너무 작다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생각과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상처를 줬던 사람들도 세월의 흐름만큼 변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변하지 않은 건 과거에 대한 내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이미지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입니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떤 선택이 옳은지 고민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과거의 경험을 되짚어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런 판단 과정이 바로 생각입니다. 그리고 생각은 다 쓰고 나면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망치로 못을 박은 후 계속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듯 생각도 계속 머리에 들고 있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판단할 때는 생각을 일으키고 판단이 끝나면 생각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생각이 너무 커지게 되면 내가 만든 생각을 나와 동일시하게 됩니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야,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야, 나는 불행한 사람이야, 왜냐면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이처럼 나에 대한 규정도 결국 내가 만든 생각일 뿐입니다. 과거에 어떠한 경험을 했다는 기억을 재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생각을 믿을 때 정말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됩니다.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그 모습을 믿어보세요. 그러면 생각의 지배에서 벗어나 우리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됩니다.
<원광대학교 후마니타스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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