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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
[전라매일신문-칼럼]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
마음인문학연구소2015-02-22

마음인문학 칼럼-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

 

 

2015년 02월 22일(일) 19:20 [(주)전라매일신문]

 

 

 

 

 

몇 해 전 평소 알고 지내던 가정주부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해서 찻집에서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된 수다는 나중에 그 분의 남편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남편과 싸웠다며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 때 그 분의 심정을 이해하고 받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전에 한번 뵈었는데 인상도 나쁘고 정말 그렇게 생겼더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분의 안색이 변하면서 남편이 사실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화를 내고 가버렸습니다.

 

 

 

화를 내며 가버린 그 분의 모습을 보며 사랑과 미움이 표현만 다를 뿐 에너지의 근본은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남편에 대한 미움과 험담은 남편이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기를 바라는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을 그 때 알게 됐습니다.

 

 

 

 

흔히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얼른 빨리 사랑해야 되는데’하고 불안해합니다. 미워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미움은 상대방에 대한 또 다른 관심입니다.

 

우리말에 ‘미운 정, 고운 정’이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밉고 고운 것을 둘로 보지 않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똑같은 사람이라도 내 마음에 맞지 않으면 미워지기도 하고, 내 마음에 딱 맞으면 좋아지기도 하는 것인데 그 속에서 정이 듬뿍 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사랑입니다. 상황에 따라 좋기도 하고 밉기도 한 묘한 마음도 원래는 없건마는 상황에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좋을 때는 “원래는 좋다는 생각이 없건마는 내 마음과 맞으니 좋구나.” 알아차리고, 미울 때는 “원래는 밉다는 생각이 없건마는 내 마음과 맞지 않으니 밉구나.”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마음이 일어나면 자신의 마음을 거울에 비춰보듯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있어지는 묘한 마음을 말 그대로 묘하게 바라보면 됩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미워하는 마음을 ‘원래 그런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 따라 이런 마음이 있어지는구나. 묘하구나.’하고 바라보면 이완이 되고,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미움은 묘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진실 말입니다. 이제는 앞으로 미운 사람을 만날 때, 혹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만날 때 도망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볼 때는 “내가 얼마나 저 사람을 사랑하기에 그럴까?”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저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기에 그럴까?”하고 알아차리기 바랍니다. 그 묘한 마음을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내 마음이 변하고, 상대방과의 관계가 변하게 됩니다. 물론 단 한 번에 변화시키겠다고 욕심 부리지 말고….

 

 

 

 

(오덕진/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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