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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몸과 마음 어울리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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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11-0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나상호 / 영광국제마음훈련원장
온 산하가 울긋불긋하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 봐도 우리나라처럼 빛이 고운 단풍은 드물어 보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힐링(healing)이 절로 된다. 내게 있던 모든 무거움을 훌훌 벗어버린 듯 몸과 마음이 한데 어울려 날아갈 것 같은 힐링.
이렇게 좋은 계절이 쓸쓸해지고 말았다. 시골에 계신 노모님에게 초봄부터 단풍드는 가을이 되면 나들이를 가기로 했던 약속이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건강관리를 잘못하여 안면마비증에 걸려 두어 달 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효를 범했기 때문이다.
얼굴 왼편이 마비되어 이마에서 입까지 비대칭이 생기니 웃는 모습도 꼴이 아니다. 그렇게 불편한 모습마저도 오늘 여기 내게 다가온 ‘진리의 뜻’으로 받아들이자며 스스로 위로하지만, 거울을 보고 있으면 편치 않은 그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원래 좌우 균형을 이루고 있던 내 모습이었기에 그리고 주위를 보면 그렇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기에 그 모습이 온전해지기 전에는 밖에 나서기도 저어되어 밖에 나서려면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밖에 없다.
병실에 앉아 금세 달라지지 않는 얼굴을 보며 심력(心力)을 가늠하다가 사람에게 균형 잡혀야 할 것은 이처럼 얼굴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자면 몸만 온전해도 안 되고 마음마저 온전해야 한다.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 중에 “몸과 마음 어울리어 살아가는 우리 정신도 육신도 소중하여라. 살기에 바쁘다고 마음공부 놓으랴. 마음공부로 의식주를 구할지니라. 욕심에 초연하라 놀고먹으랴. 생활로 산 불법(佛法)을 이룰지니라.” 라는 노랫말이 있다.
몸과 마음은 균형을 이루어야 된다. 그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은 스스로 반조해보면 알아차린다. 혹여 내가 못 알아차려도 남은 나를 보고 안다.
많은 사람들이 남 보기에 몸이 우선인 듯하여 몸치장에 비중을 두는데, 남에게 보이지 않는 듯한 마음의 모습은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처럼 어느새 드러나게 마련이다. 혹자는 보톡스까지 맞아가며 몸에 공이 들이기도 하지만, 세월 앞에는 도리가 없다. 마음은 늙고 젊고가 없다. 몸에 공을 들이듯 마음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안면이 대칭되어 온전한 사람처럼 심신(心身)이 조화를 이룬 원만한 사람이 된다.
몸과 마음은 함께 소중하다. 본말(本末)을 따지자면 마음이 몸에 우선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몸이 불편하고 보니 몸과 마음은 서로 바탕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마음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에 몸이 불편해도 마음이 온전하여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온전하고 원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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