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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것들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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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11-0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학교 시민강좌-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것들 ②
2014년 11월 02일(일) 21:22 [(주)전라매일신문]
ⓒ (주)전라매일신문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동이나 청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그러한 환경에 익숙해짐으로써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것들에 둔감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사회학습이론가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의 모방학습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는 모방이나 모델링을 통하여 학습이 일어난다는 모방학습을 말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 EBS팀에서도 이를 실험한 예가 있다. 학령기 이전의 아동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주었다. A그룹에게는 방 안의 한 남자가 장난감 칼로 인형을 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B그룹에게는 방 안의 남자가 장난감 칼이나 인형보다도 방 안의 다른 물건들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C그룹에게는 방 안의 남자가 인형을 다정하게 대하고 껴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후 아동들은 인형과 장난감 칼이 있는, 영상에서 보았던 그 방에 한명씩 안내되었다.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정말 놀랍게도 아이들은 거의가 자신이 보았던 영상 그대로를 따라 하였다. A그룹이었던 아동은 방 안에 들어가자 인형과 장난감 칼에 호기심을 보였으며 잠시 후 장난감 칼을 들고 인형을 때려보는 시늉을 하였고, B그룹이었던 아동은 방 안의 장난감 칼이나 인형보다 다른 물건들을 관찰하고 만져보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C그룹이었던 아동은 방 안에 들어서자 영상에서 보았던 대로 인형을 보고 웃으며 다정하게 만져보기도 하고 안아보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 세상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아낌없이 베풀고자 한다. 전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넘겨 대물림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좋은 것으로 많이 주고 싶은 마음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과는 다르게 내가 의도적으로, 내 의지대로 대물림해 줄 수 있는 것들은 제한적이다. 신체유전이나 물질적 풍요로움 등 대다수의 많은 것들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 의지대로 내 자녀에게 대물림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정신적 유산’이다. 위 실험의 예가 보여주듯이, 내 사랑하는 자녀가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정신적 힘은, 바로 우리 자신이 내 의지대로 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다.
김은진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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