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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빛이 드는 건 한 순간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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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10-0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 칼럼- 빛이 드는 건 한 순간이야
오덕진/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강사
2014년 10월 05일(일) 21:59 [(주)전라매일신문]
“옛날에 어떤 마을에 깊고 깊은 동굴이 하나 있었어. 그 동굴에는 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빛이 든 적이 없었지. 천 년의 어둠이 쌓인 깊은 동굴. 사람들은 그 어둠을 무척이나 두려워했지. 지금 너처럼. 사람들은 모두 천 년의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천 년의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빛이 드는 건 지금처럼 한 순간이야.” 남자 주인공이 어둠 속에서 라이터를 켜자 방에는 빛이 듭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사랑의 감정을 두려워하는 불안증이 있었는데 남자 주인공이 괜찮다고 위로하는 부분입니다. 한 줄기 빛만 있으면 천 년의 어둠이 걷히듯이 어느 한 순간 사랑을 하게 될 테니 30년 동안 사랑을 못했다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어떤 면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천 년의 어둠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이에 대한 미움일 수도 있고, 자신의 거친 성격 혹은 유약한 면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사는 것이 불편하지만 어찌할 수 없다고 포기한 것들. 하지만 빛이 드는 건 한 순간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단지 그 어둠 속에서 불을 켜면 됩니다. 어떻게 불을 켤까? 아주 간단합니다.
첫 번째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사람이 아주 밉구나.’. ‘지금 짜증이 나는구나.’, ‘유약해서 그 일을 성공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는구나.’, ‘성격이 거칠어서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거야.’ 등등. 그 다음에는 ‘내가 항상 그런 사람인가?’를 찬찬히 돌아봅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도 그 사람을 미워했던가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런 성격이 고정되어 있었던가요?
하루를 살다보면 다양한 마음들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부정하고 없애려고 하면 없애려는 그 마음 때문에 더 괴로워집니다. 마음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환경이나 상황을 따라 있어집니다. 그것이 정상적인 마음의 원리입니다. 밝은 불을 비추면 어둠은 스스로 물러가는 것이지 내가 없애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묘하게 일어나는 어떠한 마음도 내 마음이, 내가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상황 따라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 ‘원래 그런 것은 아니지’하고 비추어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 집니다. 그러면 상황이 있는 그대로 보이고 상대의 심경이 이해되어지는 지혜가 나와집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미워하지 말아야지, 집착하지 말아야지’하며 도덕적으로 없애려고 하지 말고 그 마음이 사실이니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미운 마음이 나오는구나!’, ‘괴로운 마음이 나오는구나!’하고 그대로 그 마음을 묘하게 인정해봅시다. 그리고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그러면 그 마음에 속지 않고 깨어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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