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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마음아 마음아 뭐하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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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9-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아 마음아 뭐하니?
2014-09-22
한가위 명절이 지났지만 나에게는 아직 그 여운이 남아있다.
고속도로에 밀려드는 차량 때문에 고향 가는 길이 거북이걸음이 될 때마다 ‘귀성전쟁’ 운운하지만 해마다 당하는 그 일인데도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한 것이 명절이다. 그렇게 어렵사리 고향 동네 어귀에 이르면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 시절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 저만할 때 함께 손잡고 놀던 놀이 하나가 생각이 난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를 따라 기억을 더듬어 본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잠잔다.) 잠꾸러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세수한다.) 멋쟁이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질문은 여럿이 하고 대답은 혼자인 술래가 하다가 달아나는 아이 중 하나를 잡아 다시 술래로 정하는 이 놀이의 전래 동요를 마음에 비춰 되뇌어 본다.
“마음아 마음아 뭐하니?”하고.
그렇게 문득 멈추고 자문하면 뭐라 답할까.
스스로 내게 묻는데도 바로 답을 할 수도 있고, 멈칫 할 수도 있으며, 멍할 수도 있다. 그만큼 바삐 살아서 정신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살아서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일까?
하루를 지내면서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면서 살 일이다. 그렇게 마음을 보면서 취사(取捨) 연습을 하다보면 마음을 알아차리는 힘이 생겨 마음이 온전해지고 그 온전한데서 나온 밝은 마음으로 판단을 하면 결과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하루를 지내다보면 수없이 많은 마음이 일어났다가 스러지곤 한다. 그래서 일까. 마음에도 ‘살았다’ ‘죽었다’ 하는 표현을 쓴다. 마음이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리다 어떤 계기로 기분이 좋아지면 ‘이제 살았다.’고 말하고 하늘을 날 듯 기운이 펄펄 하다가 어느 순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면 ‘이제 죽었다.’고 한다.
큰 고비를 넘기거나 막다른 선택을 하는 것도 다 마음을 잘 살피는가에 따라 달려 있다. 마음 살피는 일을 끝까지 보고 있느냐 아니면 그 소중한 일을 포기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일어난 결과이다.
마음을 살리면 그 영향이 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 마음이 살아나면 나도 살고 남도 살리며, 내 마음이 죽으면 나도 죽고 남도 죽이는 게 음양상승(陰陽相勝)의 이치이다.
“마음아 마음아 뭐하니?”하며 살피고 살피면 행복이 이어진다.
나상호 교무 / 영광국제마음훈련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