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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충만한 삶을 사는 법
[전라매일신문-기고] 충만한 삶을 사는 법
마음인문학연구소2014-09-22

<행복과 평화로 가는 마음의 길>3 충만한 삶을 사는 법

 

 

 

헛된 마음으로 인해 생겨나는 괴로움은 자본주의 스타일의 삶을 닮아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활성화를 위해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에 창출해야 할 부를 신용대출이란 이름 하에 현재에 미리 끌어 쓸 수 있도록 해, 현재의 삶을 빛 좋은 개살구처럼 포장해주지만, 이런 속빈 강정의 외양 중심 삶의 영위 자체가 짐이 되면서 결국은 현재적 삶을 미래적 삶에 저당 잡히도록 해, 신용불량자나 하우스푸어들이 그런 것처럼, 그들로 하여금 시지프스의 바윗덩어리를 머리에 이고 살게 한다.

 

헛된 마음으로 인한 마음앓이가 바로 이런 논리를 닮아 있다. 하우스푸어들이 현실의 자리에 비현실의 미래를 대체했다가 힘든 삶을 살듯이, 헛된 마음으로 인해 괴로운 삶을 사는 이들은 지금-여기에 충실하는 현실지향적 사고가 아닌 지금-여기 저편의 이상, 과거, 미래 지향의 삶을 마치 현실적 삶인 양 여기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빚을 내 구한 집이 애물단지가 될 때처럼 비현실적인 생각이 괴로움을 자초하는 법, 그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어 현실지향적 삶을 살 필요가 있다.

 

 

행복하려면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즐겨라! 가령 과거의 일에 매몰되어 후회 말고, 미래의 일에 매몰되어 걱정 말고, 현재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 어떤 이상적, 규범적 시선의 투사 없이 그리고 해석의 불순물을 섞지 않고, 죄다 그리고 그것도 아주 천천히 만끽해 소비하고 그리고 또 현재의 순간을 과거에 그렇게도 바랬던 미래의 한 순간으로 그리고 미래 어느 시점에서 진정 기억하고픈 과거의 한 순간으로 여기라! 지금-여기서 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늘 반추하라!

 

 

그렇게 하다 보면 당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시 살아 숨쉴 것이고, 이와 함께 보이지 않던 것들, 들리지 않던 것들, 느끼지 못하던 것들이 점차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것들은 마치 처음 접하는 양 신비롭게 보일 것이고, 그 자체로 완전해 보일 것이며, 그래서 또한 고귀한 경외의 대상이 될 것이고 그리고 그것들과의 인연에 대해 당신은 감사를 느낄 것이고 그에 대한 보답의 일환으로 세상에 대한 보은의 감정이 일 것이다. 이와 함께 당신은 개인 지향의 소비적 삶만이 아니라, 생산하고 베푸는 이타적 삶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삶은 실존적 의미들로 가득해져 간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이렇게 마음정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길이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공정하게 말해, 행불행의 문제는 생각이 현실적인가 비현실적인가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현실이 마음에 부합하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의존하기도 한다. 즉 현실개조가 행복에 유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 자체가 잇권투쟁이 아닌 진정한 행복증진의 수단이 되려면, 그것은 올바른 마음작용을 전제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남 타령, 세상 타령 하면서 현실개조에 돌진하기에 앞서 마음부터 챙겨야 한다. 바로 지금!

 

 

이기흥 교수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