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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하루에 열 번만 웃어 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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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8-0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하루에 열 번만 웃어 봐요
2014년 08월 03일(일) 19:18 [(주)전라매일신문]
직원이 친정아버지가 바쁜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고 요구사항만 많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화를 나누다 “어머니 먼저 가시고 가깝게 의지할 데가 딸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으니 열 번만 안아드려 보라”고 하자 시큰둥하더니 왕궁에 연수하러 온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교무님, 저더러 아빠 열 번만 안아드려 보라고 하셨죠? 교무님도 하루에 열 번만 웃어보세요. 웃으면 얼마나 멋진데요.’그 말에 거울을 봤다.
굳어 있는 얼굴이다. 일부러 웃어보니 어색하다. 역시 남의 눈에도 잘 안 웃는 내가 여실하게 보였던 것이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 게다. 일생 수행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도 직원에게 할 말 하려니 하루에 열 번 웃는 것을 유념(有念) 하기로 했다. 유념이란 일상에서 내 마음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도 방학 중이고 폭염이 연이어지는 요즘, 바다로 산으로 피서를 가는 철이다. 온 가족이 나들이를 하려면 며칠 전부터 갖고 갈 물건을 메모하다가 출발 하루 전 체크하며 짐을 챙긴다. 그러고도 출발할 때 또 빠진 게 없나 확인한다. 이처럼 챙기는게 비단 나들이 뿐이랴.
내가 맡은 일을 할 때에도 업무나 관련된 물건을 일일이 챙기게 마련이다.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이란 미묘해서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그런데 왜 어떤 마음은 잘 챙겨지는데 어떤 마음은 잘 챙겨지지 않을까. 그것은 그 일이 나와 얼마나 관계가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나의 이익과 관계되는 일이라면 각별히 유념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챙기는 마음을 놓아버린다.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데 있어서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도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이에게 은혜를 입었으면 그 은혜를 잊지 않아야 하는데 그 사람이 혹 나에게 섭섭함을 줄 때에는 의리(義理)없이 상대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내가 어떤 이에게 은혜를 준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하는데 그 사람이 혹 나에게 잘못할 때에는 전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을 놓지 못해 더 미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연유로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한다.
알고 보면 세상 모든 일의 성공 여부는 나 또는 당사자가 유념을 잘 했는가에 달려 있다. 스스로 못할 경우에는 어찌할 것인가. 어린아이가 자기 물건을 스스로 챙기지 못할 때 부모나 어른들이 챙겨주듯 지혜 있는 사람이 옆에서 대신 챙겨주는 구조라도 있어야 한다. 이처럼 혼자하는 일이든 함께 하는 일이든 유념의 힘은 크다. 그게 바로 마음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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