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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마음을 ‘공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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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06-2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을 ‘공부’한다?!
2014년 06월 29일(일) 19:14 [(주)전라매일신문]
마음을 공부하자고 하면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마음까지 공부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마음이 없는 몸은 생명이 끊어진 몸이다. 살아있는 우리에게는 마음이 있다. 마음이 있으면서 사용할 줄 모른다면 난감한 일이다. 그러면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 마음을 공부하긴 해야겠군. 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는 마음을 어떻게 공부할 건데?’라고. 남의 마음을 공부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내’ 마음을 공부하자는 것이다. 그러니 어렵게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내 뒷담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화날 때, 몸이 아파 괴로울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고통스러울 때, 행복해서 오히려 불안할 때, 사회의 부조리에 절망할 때, 어떤 것의 기득권을 얻어 우쭐할 때, 자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울 때 등등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 ‘그’ 마음을 공부하면 된다.
어떻게? 일단 마음을 멈춰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럴 때 내 마음이 이렇게 반응하는구나’하며 바라본다. ‘왜 이런 마음이 일어나지?’, ‘이런 마음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 ‘빨리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하고 조급하게 해결하고 싶어지면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그리고 다시 그저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된다.
두 번째 단계는 마음이 어지러워지기 이전에는 ‘괴롭다, 고통스럽다, 불안하다, 절망스럽다, 우쭐하다’는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항상’ 괴롭고, 고통스럽고, 불안하고, 절망스럽고, 우쭐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만나서 마음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 ‘상황 따라 있어졌구나’, ‘내가 항상 그런 것은 아니구나’, ‘상대방도 원래 저런 사람은 아닌데 상황따라 그럴 수도 있구나’, ‘이 마음도 상황 따라 있어진 자연스러운 작용이구나’하고 알아주면 된다.
세 번째 단계는 그 상황과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기재해 보는 것이다. 시나 소설처럼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다. 기재란 마치 간호사가 체온을 기록하듯이, 회계원이 금전출납부를 쓰듯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기는 것이다. 그러면 그 상황과 자신의 마음 작용이 더 잘 보인다.
일기를 기재하면 반복되는 마음의 습관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단계는 마음을 멈춰서 바라보고 일기를 기재하고 나면 내 마음도, 상대방 마음도, 상황도 묘한 나의 시절 인연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나와 상대방에게 모두 은혜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어떻게 보다는 어떤 마음으로가 중요하다는 것도……. 마음을 ‘공부’해보자. 지금 ‘이’ 마음을…….
오덕진 /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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