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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10: 경전 활용 훈련, 문자∙현실∙마음 경전 체득해야
마음대조 정전공부10: 경전 활용 훈련, 문자∙현실∙마음 경전 체득해야
마음인문학연구소2023-04-01

사리연구 훈련 과목·경전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일상에서의 마음공부’를 잘 해 나가기 위해, 원불교에서는 ‘훈련(訓練; training)’을 중요시한다. 즉 아는 것에만 공부의 목적을 두지 말고, 매일의 생활 속에서(daily) 그 알고 있는 것을 자꾸 연습·반복하여(training) 그것을 체화해 나아가고 자동화해 나아가는 ‘일상의 마음공부’를 강조한다. 그런데 일상 속에서, 생활 속에서 수시로 무언가를 연습하려면 뭐라도 알아야 마음공부를 시도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는 집중적으로 훈련(fixed-term training)하는 시간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자력으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일단 얻어가야 함을 말씀하셨고, 그 훈련과목으로 11가지를 제시하셨다.

지난 호에서는 이 가운데 정신수양 훈련 과목 ‘염불·좌선’을 살펴보았고, 이번 호에서는 사리연구 훈련 과목인 ‘경전·강연·회화·의두·성리·정기일기’ 가운데 먼저 ‘경전’을 중심으로 공부해 보려 한다.

사전적으로 ‘경전’은 성인의 말이나 행실을 적은 책을 말한다. <성경>, 팔만대장경 등과 같이 신의 계시 또는 깨달음을 통해 훤히 밝아진 성인의 말씀과 진리를 담은 성서로서, 원불교의 기본 경전으로는 <정전>과 <대종경>이 있다. 둘의 합본을 <원불교 교전>이라하며, 이 <원불교 교전>, <불조요경>, <예전>, <정산종사법어>, <대산종사법어>, <교사>, <성가>, <교헌>을 원불교의 지정 교서인 8대 교서라 부른다. 이 외에 <대종경 선외록>, <한울안 한이치에> 등을 원불교 참고 경전이라 할 수 있겠다.

<정전>은 원불교의 기본 교리가 담긴 원경(元經; foundational scriptures)이며 <대종경>은 소태산 대종사의 언행록이 담긴 경전이다. 따라서 원불교 경전 중 가장 핵심은 <정전>이라 할 수 있다. 이웃종교 경전들이 후대 제자들에 의해 기록된 것과 달리 <정전>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저술, 감수, 인쇄 오더까지 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특색을 보인다. 후대 제자들의 기억 왜곡에 의해 전달 오류가 일어났을 가능성은 1도 없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억은 의외로, 있는 그대로를 기억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고 확신하지만, 새로운 정보가 입력될 때의 내 감정이나 의지, 혹은 내 선행지식에 따라 연관 지어 정보 저장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기억은 드문드문 찍힌 머릿속의 사진과도 같아서, 사진과 사진 사이의 공백을 추측해 채워 넣는 기억의 오류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마음공부’를 잘 해 나아가고픈 공부인이라면, 이 <정전>을 더욱 가까이 하고 원불교 지정 교서 및 참고 경전을 통해 대종사님과의 법연을 더욱 두터이 할 필요가 있다. 원불교 모든 교법은 소태산 대종사 저술 <정전>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자, 지금까지 원불교의 경전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 이하에서는 ‘경전’ 공부가 왜 정기훈련 11과목 중 하나이며 사리연구 훈련 과목으로 중요하게 언급되는가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먼저 첫째로, ‘경전’은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한다는 점에서 정기훈련 핵심 과목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려면 공부 표준을 정하고 해야 하는데, 이는 목적한 바대로 나아가도록 그 앞길을 제시하고 해법을 찾아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즉 성불제중(成佛濟衆; 진리를 깨쳐 부처를 이루고 자비방편을 베풀어 일체중생을 고통에서 건져주는 것)을 목적하는 마음공부인에게 이 세상 일(事)과 이치(理)에 대해, 또한 구체적인 공부 방법에 대해 그 기본 안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경전’인 것이다.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때의, 그 기본 사용법이 담겨 있는 ‘매뉴얼’과도 같다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스마트폰 하나를 사용하기 위해서도 이것저것 공부하고 그 기능을 학습하는데, 하물며 복잡다단한 이 세상을 살아가며 어찌 ‘마음사용 설명서’인 ‘경전’을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짧게라도, 매일 경전을 읽겠다고 마음을 챙겨야 하는 이유이다.

둘째, ‘경전’을 통해 천만 사리(事理; 일과 이치)가 벌어지는 기본 원리를 알게 되고 이는 생활 속에서 바르게 판단하는 지혜의 힘이 생기게 할 것이지만, 경전이 문자로 된 경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자 경전’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어떤 경계에서 딱 들어맞는 법문이 생각나게 될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이치들이 곧 산경전임을 알게 되는 연구력을 얻게 된다. 말하자면 이 세상 자체가 살아있는 큰 경전이며 끊임없이 읽을 수 있는 ‘현실 경전’임을 알게 되는 것으로, 만약 현실 경전을 읽지 못하면서 문자 경전만을 읽는다면 그것은 착한 척, 대인배인 척, 깨달은 척, 믿는 척 하는 척 공부 흉내만을 내는 ‘척병’ 환자일 뿐이다.

따라서 눈을 뜨고 바라보는 모든 것에서 경전을 읽을 것이며, 귀를 기울이고 듣는 모든 것에서 경전을 들을 것이며, 몸과 입과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것에서 경전을 활용하도록 노력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자 경전’을 통해 현실을 보는 지혜를 얻고, ‘현실 경전’을 통해 궁극적 진리의 근원을 깨닫는, 밝은 ‘마음 경전’을 체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사리연구 훈련 과목 중 ‘경전’ 공부 실천 점검하기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빈도가 더 높은지가 핵심입니다.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