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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7: 일상수행의 요법 8조
마음대조 정전공부7: 일상수행의 요법 8조
마음인문학연구소2023-01-01

가르쳐야 할 자리에서 사랑·연민의 마음인가?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일상수행의 요법 8조는 교리적으로, 사요(四要; The Four Essentials) 가운데 그 세 번째 ‘타자녀교육(他子女敎育; Educating Others’ Children)’의 실천 조목이다. 내 자녀가 있거나 없거나 간에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 모든 후진을 두루 교육함으로써 세상의 문명을 촉진시키고 일체 동포가 다 같이 낙원생활을 하자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따라서,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육기관에 힘 미치는 대로 조력도 하며, 또는 사정이 허락되는 대로 몇 사람이든지 자기가 낳은 셈 치고 후원하는 등의 여러 방법이 권장된다.

그러나 본 지면을 통해서는 교육평등을 이루기 위한 위의 실천 방법들, 즉 교육기관을 지원하거나 몇몇 아동들을 후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가르치는 나’로 돌리는 일상의 마음공부에 좀 더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일상수행의 요법

8. 가르칠 줄 모르는 사람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돌리자.

우리는 가족들, 직장 동료들, 속해 있는 커뮤니티 구성원들 등등 많은 이들과 부대끼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데, 나와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모두가 내 마음과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생김생김이 다 다르듯이 우리들 마음 또한 각자의 정도에 따른 다채로운 크기와 빛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곧잘 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나 상식, 내가 당연시하는 업무의 루틴이나 방식 등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요란해지기 일쑤이다. 내가 배워 알고 있는 상식, 예의, 도리, 또는 업무의 효율을 가져오는 방법 등에 대해 잘 가르쳐주면 좋은데, 이미 마음의 평온이 깨진 상태에서는 잘 가르치기가 쉽지가 않다.

전에, 지인이 화가 나서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왜 그런가 하였는데 알고 보니, 동료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한 후 동료에 대한 그 요란함이 사그라들지 않은 경우였다. 아마도 이런 상황은 부모-자녀 관계에서도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 같다. 자녀가 부모 생각처럼 행동해 주지 않을 때 부모는 고함을 치며 아이를 닦달하기도 하고, 마음이 한껏 요란한 상태에서 자녀를 훈육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내가 요란해진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상대를 가르치고자 하면, 상대가 그것을 잘 배우게 될까?

잘 가르친다는 것,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잘 가르치는 것의 표준을 두고 자꾸 그렇게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표준을 어떻게 두어야 할까?

내가 어느 때 잘 배우게 되었던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굉장히 단순해진다. 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언해 주는 것이 느껴질 때, 민망하지 않게 배려하면서 가르쳐주는 그 마음이 전해질 때, 당신도 힘들지만 같이 노력해 보자고 솔직한 마음을 내보이며 소통의 움직임을 건네받을 때 등등, 우리는 상대의 ‘따뜻한 마음’을 감지할 때 그가 주는 가르침이나 조언, 충고들을 참으로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그 가르침이나 충고가 전혀 기분 나쁘지가 않다. 오히려 내가 이 정도밖에 못되어서 미안해지고, 성장할 또는 공부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그렇다.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 위한 표준은 ‘따뜻한 마음’에 두어도 좋을 것 같다. 내 마음에 상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을 때, 그때 건네는 말 한마디는 묘한 위력을 갖는다. 상대를 감화시키는 힘이 있다. 하지만, 불의를 보고 못 참아서 부르르 떨며 훈계한다면, 상대를 시기 질투하며 교묘한 포장으로 충고를 건넨다면, 시시비비만을 따지며 경외심을 놓아버린 상태로 상대를 가르치려 한다면 상대는 기가 막히게 부정적인 기운을 그대로 전해 받게 되고 참다운 가르침은 전해질 턱이 없게 된다. 내 안에 요란함이 가득하거나 상대에 대한 미운 마음, 부정적인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에는 가르치려는 그 마음을 잠시 멈추고, 우선 내 안의 따뜻한 마음을 키우는 공부에 먼저 집중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천지 분간 못 하는 어린 자녀가 제 스스로 칼날을 잡아서 제 손을 상하게 하건마는 그 이유는 알지 못하고 울고 야단을 하는 것을 보면 그 부모의 마음에 측은하고 가엾은 생각이 나서 더욱 보호하여 주는 것 같이, 부처님께서도 모든 중생이 탐·진·치에 끌려서 제 스스로 제 마음을 태우며, 제 스스로 악도에 떨어질 일을 지어 제가 지은 그대로 죄를 받건마는 천지와 선령을 원망하며, 동포와 법률을 원망하는 것을 보면 크게 슬퍼하시고 불쌍히 여기사 천만 방편으로 제도하여 주시는 것이니, 이것이 곧 부처님의 대자(大慈)와 대비(大悲)라’하시었다.

가르쳐야 할 자리에서, 상대에 대한 사랑(loving-kindness)과 연민(compassion)의 마음으로 내가 말을 하고 행위를 하고 있는가 점검해보자. 알고 보면 아픔과 어려움 없는 사람이 없다. 알고 보면 측은한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때, 잘 가르치는 나도 자연히 자리할 것이다.

 

☞ 일상수행의 요법 8조 실천 점검하기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빈도가 더 높은지가 핵심입니다.

김일원 교무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0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