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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4: 일상수행의 요법 5조
마음대조 정전공부4: 일상수행의 요법 5조
마음인문학연구소2022-10-01

일상수행의 요법 5조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였든 간에 대화의 흐름이나 그 끝이 자연스럽게 불평불만으로 귀결될 때가 있다. 속해 있는 조직이나 구성원이 너무 못마땅해 차가운 표정을 감출 수 없을 때도 있다. 지금 그 상황이나 나의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그 누구누구의 탓이라는 생각에 미운 감정에 매몰된 채로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무려 이것은 분노조절 장애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쉽게 직면하는 바로 우리 자신의 원망 생활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피해의식 갖지 말아라’, ‘매사에 불평불만하지 말아라’, ‘부정적인 마음으로 살지 말아라’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을 하지 말아라’라는 가르침은 일시적 효과에 머무르기 쉽다. 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을 진정으로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피해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또 외부의 문제를 과장하기 쉽고, 나쁜 외부요인을 둠으로써 나는 나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길을 무의식적으로 다시 또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호에서는 원망 생활을 왜 감사 생활로 돌려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감사 생활로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 보다 ‘근본적 맥락’에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일상수행의 요법

5. 원망 생활을 감사 생활로 돌리자.

서두에 이야기한 것과 같은 불평불만이 나오는 상황들에서, 우리는 정말 이렇게 항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컨대, “정말 쟤는 권모술수의 달인이라, 제가 오히려 모함을 당한 것이거든요?”, “우리 부모님이 저에게 그때 얼마나 가혹하게 하셨는지 아세요?”, “이건 저 사람 잘못인데 왜 저에게 이러시나요?” 등. 아마도 이와 같이 현실적으로 진짜 나의 잘못이 아닌 경우도 있고 실제 그 순간에 내가 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물론이다. 내 마음에는 원래 원망심이 없었건마는 어떤 상황(경계)을 따라 있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평상시에 감사 생활을 잘 하였다 하더라도 이렇게 원망할 일이 생기고 보면, 먼저 모든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는 것이 마음공부의 중요 포인트이다. 어떻게 저러한 상황이 원망할 상황이 아닐 수 있는지 그 근본 까닭을 깊이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자, 함께 생각해 보자. 아마도, 생태계에서 먹이 중심의 생물 간 관계를 나타낸 먹이사슬 등을 통해 가령 미물 곤충이 왜 나에게 은혜가 될 수 있는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그것을 왜 해악이라 할 수 없는지는 독자들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이런 거대한 질서정연한 생태 속에 그것들에 의지해 더불어 살아가는 우주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돈으로 사지 않아도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졌던 자연환경에 대해 은혜를 느끼기는커녕 그것들을 함부로 훼손해 왔던 댓가를 오늘날의 코로나19 사태는 극명히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뿐인가. 영국 속담에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라는 말이 있다. 돌고 돈다는 말로, 우리말로 하면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의미다. 종두득두(種豆得豆 콩 심은데 콩이 남), 자업자득(自業自得 자기가 저지른 일의 과보가 자기 자신에게 돌아감)이다. 즉, 이 세상에 우연히 받게 되는 고통이나 즐거움은 없다. 내가 내 몸과 입과 마음으로 업의 씨앗들을 뿌리고 물을 준 결과를 언젠가는 받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미워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세상이 인과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확실히 믿는다면, 비록 현재 나의 상황이 슬픈 것은 사실일지라도, 비록 현재 나의 상황이 괴로운 것은 사실일지라도, 누구를 원망할 수가 없다. 누구를 탓할 수가 없다. 만나지는 인연들은 오직 나를 비추어 주는 거울일 뿐임을 알게 되어 진다.

그래서 9월 호에서도 강조했듯이, 마음공부를 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기준점이 바로 ‘인과에 대한 믿음’이다.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인생 항로를 돌릴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턴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점이 바로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업의 씨앗을 내가 언젠가는 받는다는 믿음’이다.

이 인과에 대한 신념은 매우 묘한 위력을 갖는다. 일상에서 이 믿음을 자꾸 떠올릴수록, 이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갈수록 원망 생활이 점차 줄어든다. 원망을 해보려 해도 할 수가 없고 감수불보(甘受不報 달게 받고 갚지 않음)하게 이끌며, 더 나아가 원망으로 스스로를 갉아먹던 삶에서 공부심의 삶으로 돌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이 자연스레 우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피해자 의식을 장착하고 자기 동정적 삶을 살아갈 것인가, 기준점을 터치하면서 돌리고 공부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 나의 삶은 내가 선택했다.

☞ 일상수행의 요법 5조 실천 점검하기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빈도가 더 높은지가 핵심입니다.

김일원 교무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