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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마음공부 28. “질(質)”
키워드로 본 마음공부 28. “질(質)”
마음인문학연구소2021-10-13

질(質)

글. 장진영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장·교무

정산 종사는 인간과 우주 모두를 영·기·질 3요소로 파악하고, “영은 만유의 본체로서 영원불멸한 성품이며, 기는 만유의 생기(生氣)로서 그 개체를 생동하게 하는 힘이며, 질은 만유의 바탕으로서 그 형체”(<정산종사법어> 원리편 13장)라고 밝혔다. 영(靈)은 마음 혹은 영혼이요, 기(氣)는 기운이며, 질(質)은 바탕으로서 형체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영기질론은 1958년 공식 발표되는데, 정산 종사의 시자였던 박정훈의 ‘시봉사십일(侍奉四十日)의 기(記)’에서는 “천지 만물이나 사람이나 영과 기와 질로 구성된 바, 영이라 함은 안 보이는 것이나 형상 있고 없는 것을 지배하는 것으로서 천지는 대령(大靈)이요, 사람은 개령(個靈)인데 합치면 하나가 되는 것이다. 기라 함은 조화를 나투게 하는 힘으로서 천지에는 사시순환과 풍운우로상설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고 사람에는 호흡하고 동작하는 것이다. 질이라 함은 이의 바탕으로서 천지에는 땅이고 사람에는 뼈와 살이다. 그런데 이 삼합(三合)이 조화가 잘되면 천지나 사람이나 이상이 없는데 조화가 잘못되면 천지에 괴변이 생기고 사람에 병고가 일어난다.”(<원광> 26호)라고 밝히고 있다.
정산 종사는 영기질론을 통해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상 진리를 계승하고 심화시켰다.(<정산종사법어 원리편 14장 참조). 정산 종사의 영기질론은 유불도 및 과학사상의 한계를 보완하여 각 사상을 통합·활용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영은 형상이 없으나 ‘형상 있고 없는 것을 지배하는 것’으로 만물을 주재(主宰)하는 기능을 지닌다. 동물은 개령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 업을 짓고 받는다. 하지만 분별없는 가운데 (경계를 따라) 분별이 나타나서 매 순간 능동적으로 작용하고 만물을 주재한다. 크게 보면 우주 전체가 한 마음, 한 생명(大靈)이다.
기는 ‘만물의 생기’로서 만물을 조화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우주 만유가 음양이 서로 밀고(相推) 이기며(相承) 순환하고 변화하는 것, 인간이 호흡하고 움직이는 모든 것이 다 기의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즉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움직이는 것들도 기의 조화이다. 크게 보면 우주 전체가 한 기운(大氣)이다.
질은 그 바탕이 되어 그 만물(의 형상)을 유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각각의 만물은 그 형체가  천차만별로 다르다. 하지만, 크게 보면 우주만물이 하나로 연결된 한 몸(大質)이다. 질은 영과 같은 능동성(주체성)도 없고, 기와 같은 운동성(조화성)도 없다. 다만 형체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그렇다고 불변의 고정성은 아니다. 매순간 변한다. 질은 능동적인 영의 활동 결과이기도 하다. 유식에 따르면, 질(質)은 모두 식(識)이 전변(轉變)된 결과이다. 개개인의 몸(有根身)도, 그 개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器世間)도 모두 그렇다. 이렇게 만들어진 질은 다시 영에게 영향을 준다.
소태산 대종사는 ‘낙을 버리고 고로 들어가는 원인’ 중 “육신과 정신을 법으로 질박아서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정당한 법으로 단련하여 기질 변화가 분명히 되기까지 공부를 완전히 아니한 연고”(<정전>, 고락에 대한 법문)라고 ‘기질의 변화’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안으로 순역경계에 부동심이 되는 심성 수양과 함께 밖으로 실지 경계에서 단련하는 기질 수양을 통해 완전한 수양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였다(<대종경> 수행품 16장). 우리도 마음공부를 통해 심성단련과 기질단련을 통해 영·기·질이 조화된 삶을 살아야겠다.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5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