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사띠(Sati),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그리고 염(念)의 수행상 의미 변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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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6-05-2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분류 논문 학술지구분 등재 논문제목 사띠(Sati),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그리고 염(念)의 수행상 의미 변천 저자 장진영 외 1인 참여구분 HK연구교수 저자수 2 학술지명 Philosophia 2016, vol.138, pp. 251-282 (32 pages) 발행처 대한철학회 게재일 2016. 5. 23 사띠(Sati),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그리고 염(念)의 수행상 의미 변천 장진영(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요약문> 불교가 변천해오는 과정에서 그 주요 개념들이 개별 전통이나 시대적 요청에 따라 그 의미가 달리 부여되곤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초기불교의 경전에서 중시되었던 사띠(Sati)일 것이다. 사띠는 기본적으로 기억이나 주의 등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이후 북방(동아시아)에서는 ‘염(念)’으로 한역되었고, 서구에 전래되면서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등으로 영역되었다. 사띠는 초기경전과 주석서에 근거한 남방상좌부 등 이른 바 ‘고전적 접근’ (Classical approach)에서도 그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 사띠는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 등 모든 수행의 기초(토대)이자 그 수행과정에서 중시되어야 할 핵심요소를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대승불교를 중시했던 북방에서는 사띠의 중요성이나 사념처 등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고, 오히려 선(禪)불교를 통해 ‘무념(無念)’ 중심의 수행법이 강조되기에 이른다. 여기서 무념의 의미는 결국 초기불교의 정념의 의미를 계승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다만 초기불교에서 중시되지 않았던 분별망상(妄念)이 없는 상태로서 자성(본성)을 그 근거로 한다. 결국 선불교와 같은 불이(不二)적 전통(nondual approach)에서는 본성을 중시하는데, 특히 하택종에서 강조한 본성에 갊아 있는 앎[本知]인 ‘공적영지(空寂靈知)’는 사띠(正念)와 삼빠잔냐(正知)의 개념을 아우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와 구분 없이 함께 수용한 서구의 현대적 접근(Contemporary approach)에서는 사띠의 번역어인 마인드풀니스가 ‘기억’이나 ‘주의’라는 사띠의 기본 개념에 삼빠잔냐의 내용인 ‘자각’이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마인드풀니스는 수행의 토대나 과정뿐만 아니라 그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상태까지 넓게 사용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마인드풀니스는 대승불교(특히 선불교)의 자성[공적영지] 개념까지도 포괄하게 되었고, 불교수행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다만 그 구체적 수행과정에 있어서 초기불교에서 중시했던 계율(윤리성)이나 대승불교에서 강조했던 서원(목적성) 등이 실용성이나 효과성을 강조하는 서구(특히 현대심리학)의 마인드풀니스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특히 대승불교 전통에서 근대기 불교혁신을 주장했던 원불교도 ‘유념(有念)’ 수행을 강조하는데, 이때 유념은 공적영지의 자성을 떠나지 않는 실행으로서 ‘무념에 즉(卽)한 유념’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유념은 초기불교의 사띠에서 중시했던 ‘주의’로서의 유념에서부터 대승불교에서 중시했던 ‘무념’으로서의 유념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즉 실제 수행에 있어서 유념과 무념의 양 면을 조화시키고자 했다. 원불교의 유념은 구체적 방법에 있어 초기불교의 계율(윤리성)과 대승불교의 서원(목적성)을 적극 강조함으로써 실천적 지향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현대불교의 참여불교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반면에 무념을 강조했던 기존 선불교 전통에 대해 일상경계에서도 무념(자성)을 떠나지 않은 유념 수행을 하도록 한 점에서는 서구의 마인드풀니스에 대한 현대적 접근의 장점과 맞닿아 있다. 이상에서 사띠, 마인드풀니스, 염 등 그 표현이 달라지면서 그 의미가 변천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 의미는 대체로 ‘기억’, ‘주의’, ‘자각’으로 확대되었고 수동적인 측면[주의]에서 능동적인 측면[자각]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모든 수행의 기초나 토대로서의 사띠나 마인드풀니스에서 수행의 과정에서 항상 기능하는 핵심요소로, 나아가 그 수행의 결과로서 얻어진 상태에 이르기까지 그 의미가 확대됨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기불교든 대승불교든 수행의 단계상 크게 그 대상(경계)에 대한 의도(intention)나 분별(discrimination)의 유무에 따라 ‘의도가 있는 마인드풀니스’와 ‘의도가 없는 마인드풀니스’, 혹은 ‘(대상에 대한) 분별이 남아있는 유념’과 ‘분별이 없는 유념(무념에 즉한 유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띠, 마인드풀니스, 염의 개념도 수행의 전반에 걸쳐 좁게, 혹은 넓게 사용됨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