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라매일신문-칼럼] 평화는 수용할 때 온다
[전라매일신문-칼럼] 평화는 수용할 때 온다
마음인문학연구소2016-04-24

마음인문학 칼럼- 평화는 수용할 때 온다

 

 

2016년 04월 24일(일) 18:11 [(주)전라매일신문]

 

‘평화’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평화’라는 단어에서 따뜻함과 안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온 세상이 평화롭기를 기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평화를 열망하는 만큼 평화로운 마음, 평화로운 삶, 평화로운 세상은 멀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평화로운 세계를 구현해야 한다면서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대테러 작전을 펼치고 심지어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나와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제거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폭력의 강도가 클수록 반발이 거세지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을 보면 강압적인 대처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정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다른 것은 위험하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배낭 하나를 매고 세계 여행을 다녀온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갈 때 겪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인도 국경에서 만난 사람들이 정말 순수하고 친절했는데 파키스탄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니 안전을 걱정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파키스탄 사람들이 무척 위험하다며 가지 말라고 간곡하게 만류했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사람들의 만류에 약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여행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위험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파키스탄 국경을 넘었는데 파키스탄 사람들도 무척이나 순수하고 친절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인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으로 여행을 왔다고 하자 인도 사람들이 위험한데 어떻게 여행을 했느냐며 무사히 파키스탄으로 넘어와서 다행이라고 했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오랫동안 국경을 놓고 분쟁을 해왔고, 종교적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 편견이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해서 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고, 위험하다는 편견은 지속적인 분쟁을 낳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도 간절하게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만큼 더욱 괴롭고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울해지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거나 마음이 요란해지면 빨리 안정시켜야 할 것 같아 안절부절못합니다. 마음의 평화도 수용할 때 찾아옵니다. 우울함을 수용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수용하고, 요란한 마음을 수용할 때 자연스럽게 평화가 찾아옵니다.

 

‘살다보면 어느 때는 우울할 때도 있구나. 우울한 것이 정상이구나’, ‘살다 보면 어느 때는 미워하는 마음도 일어나는구나.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정상이구나’, ‘살다보면 어느 때는 갈피를 못 잡을 정도로 요란해지는구나. 요란한 것이 정상이구나’하고 그 마음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평화도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면 오지 않습니다. 평화는 수용할 때 찾아옵니다. 자연스럽게.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오덕진 강사

 

http://www.e-jlmaeil.com/default/all_news.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