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원불교신문] “성인·군자, 후천적으로 이룰 수 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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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8-10-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성인·군자, 후천적으로 이룰 수 있어”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소장 고시용, 법명 원국)가 16일 외국석학 초청강연에 중국 남경대학교 이승귀(李承貴) 교수를 초청해 ‘유가인성론과 그 인격도야적 의의’란 주제로 발표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는 ‘성(性)은 서로 가까우나, 습(習)은 서로 멀다(〈논어〉 양화)’,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상등이요, 배워서 아는 자가 다음이요, 불통하여 배우는 자가 또 그 다음이니, 불통한데도 배우지 않으면 백성으로서 하등이 된다(〈논어〉 계씨)’를 인용하며 “성인·군자는 모두 유가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격이지만 성인·군자의 인격은 결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수행을 해야만 비로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성(性)이 악하든 선하든, 습은 후천적인 것으로 후천적 수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가사상 가운데 서로 다르거나 연관이 없다고 해석돼 오던 맹자의 성선론, 순자의 성악론, 동중서와 한유의 성삼품론(性三品論), 주희의 심통성정론(心統性情論) 등 다양한 견해속에서 발견한 공통 원리를 바탕으로 유가 인성론이 갖고 있는 인격도야적 함의를 짚어나갔다.
그는 〈맹자〉 진심편, 고자편 등을 인용하며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주장하는데, 인간은 선험적으로 선한 성품인 것이며 선성은 종자이지 결코 현실적인 선은 아니다”고 말했다. 선성은 일종의 선해질 가능성이므로 성품이 선하다해서 후천적 수행이 없으면 소용이 없음을 설명한 것이다. 순자는 맹자와 달리 인간의 본성을 악한 것으로 보았지만 후천적 수행을 중요시한 대목은 회통한다고 보았다. 그는 “순자는 ‘사람의 천성은 악하니 그 선이란 것은 작위적인 것’이라 밝히고, ‘배어서 할 수 있고 일삼아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사람에게 달렸다는 것을 일러 위(僞)’라 했다”며 악한 성품을 따르지 않고 후천적 노력 즉 작위한다면 성인이 됨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성삼품론을 논한 동중서와 한유의 사상에서도 민중을 성인·중민·두소라는 성의 등급을 규정하고 현실에서 교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사실에서 후천적 수행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중요시했음을 살폈다. 또 주희의 심통성정론에서 성정(性情)은 일체이나 성은 미발이며 선한 반면, 정은 이발이며 선도 있고 악도 있는 것으로 보았기에 마찬가지로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邪)와 악를 없애는 길을 중요시했다는 점에서 후천적 수행의 역할도 앞선 사상들과 일맥상통함을 짚었다.
그는 “유가는 인격에 대해 매우 풍부한 이론이 있고, 성인·군자 등은 유가에서 추구하는 인격이다”며 “인성론에서 유가는 인격의 표준, 인격완성의 공부, 인격이 등급 등에 대해 독특한 담론을 진행해왔는데, 이는 현대 인격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승귀 교수는 불교철학과 유가철학에 대한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유사(儒士)영역에서의 불교〉, 〈덕성원류(德性源流)〉, 〈유불도의 통치사상과 당대사회〉 등 저술활동을 해왔으며, 현재는 남경대학교 철학과 교수, 국제유학연합회 이사, 중국현대철학연구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한편 마음인문학연구소는 매년 외국 석학 및 명사 초청 강연을 개최해 지역사회에 수준 높은 인문학 강좌를 제공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