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원불교신문] 인성교육진흥법, 준비 잘 되고 있나 / 인성교육진흥법 전문가 좌담회 | |
---|---|
마음인문학연구소2015-04-10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인성교육진흥법, 준비 잘 되고 있나 / 인성교육진흥법 전문가 좌담회인재양성과 양질의 콘텐츠 생성에 집중해야
[1748호] 2015년 04월 10일 (금) 정리·사진=강법진 기자 kang@wonnews.co.kr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교단의 관련기관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달에는 ‘인성교육진흥법, 준비 잘 되고 있나’를 주제로 1주 인성교육진흥법 소개 및 교단 인성교육 현황, 2주는 전문가 좌담회, 3주는 인성교육의 실제 및 사례, 4주는 자격증 중심의 인성교육 점검, 교사 직무 연수 등을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
인성교육진흥법이 오는 7월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법제화해 제도적 틀을 마련했지만 교단에서는 마냥 반갑기만 한 건 아니다. 교법을 보다 체계화하고 독창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가 하는 시험대에 오른 탓이다. 또한 교단의 인성교육의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좋은 ‘원석’을 가지고서도 용처에 쓰지 못하는 형세다. 이에 교화·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을 준비해 가고 있는 백현기(이하 현)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부소장, 백법원(이하 법) 병점고등학교 교사, 최규선(이하 최) 교화훈련부 청소년국 국장을 만나 그 방향을 물었다. 사회는 본사 나세윤 편집부장이 맡았다.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된 후 학교는 어떤 분위기인가.
법 : 공문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관심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지난 10년간 단련해온 인성교육 노하우를 펼칠 기회가 온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 내년에 퇴임하고서도 계속 활동하려고 전문공부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경계를 극복해 봤기 때문에 소중함이 크게 와 닿는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현 : 인성교육진흥원에는 두 가지의 형태가 있다. 한국인성교육진흥원과 각 지역의 인성교육전문인력 양성기관이다. 원광대학교는 도덕교육원과 협력해 호남권 전체를 관할할 인성교육진흥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성교육진흥원에서 정책연구, 프로그램 지원·보급·개발, 실태조사, 인성교육컨설팅 지원 등 중요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원불교와 원광대학교가 가진 정신은 시대를 앞서 가는데, 국가 정책에는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해 많이 아쉽다.
-청소년국 입장에서 교단의 움직임은 어떤가.
최 : 인성교육진흥법에 대한 교단적 관심은 많은데 뭘 준비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 같다. 불교계에서는 지난 3월, 조계종 포교원과 불교 종립학교 교사들이 모여 청소년 포교와 올바른 인성교육법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절마다 인성체험교육장을 만들고, 인성교육 교과서를 만들자는 데 공의를 모았다. 물론 원불교도 교정원장 주관으로 간담회가 있었지만 이후 진행되는 바가 없다. 지금 교화현장에서는 공인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목말라하고 있다. ‘심심풀이 M3′(Meta-Mind Meditation, 메타마음명상의 줄임말로 느낌·생각·행동을 알아차리는 명상법)와 같은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적극 소개하고 지도자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법 : 나도 교단이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나 나름대로 ‘효스타 마음공부’라는 프로그램으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대한 종교색을 빼고 가르친다. 나중에 학생들이 출처를 물으면 그때 〈원불교교전〉이라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학교현장에서는 종교색을 배재해야 하지만 교화계는 좀 다르지 않는가.
최 : 직·간접적인 교화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 넓게는 간접교화가 필요하지만, 청소년교화를 담당하는 교무들에게 있어서는 단계별 심화학습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현 : 교육부는 지금 학교보다는 학교 밖 인성교육에 관심이 더 많다. 현재 경찰과 군에는 인성교육 시행 공문이 내려와 마음인문학연구소에 요청이 들어온다. 전과 달라진 것은 지식을 쌓는 인성교육이 아닌 내면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체험형 인성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교재뿐 아니라 멀티미디어시대에 맞는 교구 개발도 중요시 된다.
-교단에는 지금 인성교육을 이끌 컨트롤타워가 없다.
법 : 인성교육 실천사례는 많지만 각각 독창성이 있어 하나로 통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신 각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대상별, 시간별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할 수는 있다. 인성교육에는 8가지 덕목(예·효·정직·책임· 존중·배려·소통·협동)이 있는데 그에 맞춰 심화시킬 수 있는 지원센터,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최 : 교단이 처음으로 새삶회라는 단체에 인성교육 담당교무를 인사 승인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컨트롤타워라고는 할 수 없을 듯하다.
현 :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프로그램을 인증 받을 때, 원불교사상연구원이 10년 이상 쌓아둔 데이터가 많은 도움이 됐다. 이처럼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이나 전문인력양성기관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교단의 자료들을 모아 체계화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부에서도 공신력을 인정하게 된다. 이에 대한 교단적 관심이 미비한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이대로 중심(컨트롤타워) 없이 흔들리면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재가 출가교도가 함께하는 TF팀을 구성해 인성교육진흥위원회 위원을 선발하는 데에도 관심을 좀 가졌으면 한다.
법 : 교사회나 원무회 회원들을 활용해 지도자 양성교육을 빨리 가동시켰으면 한다.
-인재양성과 콘텐츠 개발, 시급해 보인다.
현 : 콘텐츠 개발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요즘 아이들은 단순히 텍스트만 가지고 교육하면 흥미 없어 한다. 웹 개발도 해야 하고, 멀티미디어로도 응용해야 한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수첩과 연필을 나눠주고 소원일기· 감사일기·배려일기 쓰기를 시키고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기가 느낀 바를 친구들과 나누는 방식의 인성교육프로그램이다. 중2를 대상으로 했는데, 집중력과 변화속도가 눈에 띈다. 작년에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초등 ‘아름다운사람’ 마음캠프가 교육부(산하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인증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웹으로 만나는 ‘마음인문학’과 전자문화지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 : 청소년국은 사실 인성교육 지도자양성이 더 급하다. 현장교화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이나 교재가 나오면 공유하면 좋겠다.
-대상에 따라 인성교육 프로그램 달라지나.
현 : 마음인문학연구소가 경주화랑고등학교 교사연수에 초대받아 ‘케어마인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삼학을 단련해 ‘은혜·배려·공익심’을 갖추자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는 앞으로 지도자교육에 보다 많은 연구를 하려고 한다. 질 높은 프로그램을 교사가 받으면 교육현장의 아이들에게 그 수혜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원불교는 그런 면에서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화 하지 못했을 뿐이다. 선택과 집중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수가 교육계에 집중하고 있을 때, 군·공무원·검찰·경찰들과 같은 공동체를 상대로 인성교육을 실시하면 파급효과가 크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현재 35사단과 ‘인성 마음인문학’ 교류 협정을 맺었다.
법 : 프로그램의 차별성에 대해 동의한다. 그래서 나도 인성교육을 요청받을 때 학교장이나 관리자 연수를 먼저 한다.
-못한 말이 있다면.
최 :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학생들의 인성을 평가지표로 삼는다는 것에 대한 염려다. 이때에 원불교가 인성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 학내 인성교육은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부모와 같이 해야 하는데 원불교가 이러한 고리를 교법과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법 : 원불교 인성교육은 마음의 원리를 알고 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다. 또한 존재에 대한 존엄성을 기초해 인종이나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다 초월하기 때문에 세계화가 가능하다. 다만, 마음공부지도사 육성에 있어 출가와 함께 재가·청년교도들도 활용했으면 한다.
현 : 아무리 좋은 법도 용처에 쓰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전략이 필요한 문제인데, 각 지역에 인성교육 시범운영기관을 인가받아 많은 사례를 배출하는 길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리고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처럼 유튜브에 ‘원불교 80초 마음나누기’ 같은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생산해 냈으면 한다. 남들이 못하는 신선한 아이템을 찾아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