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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 – 온라인에서 꽃피는 마음공부와 명상 그리고 우리의 화두”
“마음인문학 – 온라인에서 꽃피는 마음공부와 명상 그리고 우리의 화두”
마음인문학연구소2021-11-12

[원불교신문=오용석]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코로나19는 우리 인류가 단독의 실체가 아닌 연결의 그물망으로 이뤄져 있음을 깨닫게 했다. 그것은 비록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인한 역설적 교훈이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다시 관계의 소중함과 새로운 연결 방식에 눈뜨게 됐다. 즉 물리적 거리두기는 하나의 생활방식이 됐지만 온라인 네트워크,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소통 방식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통은 직접적인 접촉이 아닌 간접적인 접촉을 지향하지만 조금씩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New Normal)의 일환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의 비대면 접촉의 증가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앞당길 수 있는 초석이 됐다.

효과적 전달방식 활용한 마음공부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접촉의 증가는 마음공부와 명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직접적인 대면과 접촉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마음공부와 명상은 서서히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마트폰 어플 등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기존의 전통에서는 스승과 제자, 현장성, 공동체성 등을 통해 가르침이 전수되고 이해되는 것이 중시됐으나 온라인을 통한 마음공부와 명상은 이 모든 장벽을 허물고 있다. 특정 국가, 언어 심지어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나 마음공부와 명상을 접할 수 있게 됐으며 자본의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영성의 상업화 현상 역시 나타나고 있다. 이제 특정 전통이나 스승에 의지하는 마음공부나 명상이 아닌 효과적인 전달방식을 활용한 마음공부와 명상 콘텐츠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때 필자는 2020년 11월부터 온라인을 활용해 마음공부와 명상을 안내하고 있다. 우선 온라인 뉴스레터(똥막대기 마음공부 뉴스레터)를 발행해 매주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구독자들에게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또한 일상 속에서 활용 가능한 명상 방법을 유튜브(똥막대기 마음공부)를 통해 공유하면서 누구나 명상을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지금, 3분 명상)을 통해 매일 3분 정도의 시간을 활용해 삶 속에서 깨어있는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3분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똥막대기 마음공부’ 캡처.

결국 콘텐츠의 질과 내용이 중요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해 얻은 교훈을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나누고자 한다.
첫째, 앞으로 마음공부와 명상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물론 마음공부와 명상은 현장성이 중요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분위기가 중요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필요한 경우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은 하나의 피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됐다. 따라서 기존의 오프라인에 맞춘 프로그램들이 온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온라인 콘텐츠는 정해진 시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수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우리 삶의 전반적인 환경이 개인의 자율성과 의지가 중시되고 있다. 마음공부와 명상을 가르친다는 입장보다는 안내해주는 가이드로서의 인식이 중요하다. 보통 마음공부와 명상 지도자들은 종교적인 권위 혹은 단체나 전통의 권위에 힘입어 사람들을 교화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수평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차등적인 관계 속에서 가르침을 전달하는 자와 가르침을 받는 이원 관계가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온라인을 활용한 마음공부와 명상의 환경에서는 이러한 전제가 필요 없다. 마음공부와 명상을 접하는 사람들의 주관적 기호가 중요하고 때로 이들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마음공부와 명상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이 아닌 안내자의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상호 소통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셋째, 결국 콘텐츠의 질과 내용이 중요하다. 온라인을 통해 마음공부와 명상을 접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미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 마음공부와 명상 콘텐츠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온라인 시장에는 상당히 수준 높은 콘텐츠가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마음공부와 명상의 사회적 확산은 실행되기 어려운 과제로 남을 것이다.

마음공부와 명상의 본질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마음공부나 명상이 면대면 혹은 직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다. 그렇지만 현재 세계는 인공지능에 의한 4차 산업혁명의 확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확대를 통해 실상과 가상, 상상과 현실이 하나의 세계로 구성되어 가는 추세이다. 물론 여전히 윤리 도덕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활용에 대한 경계(警戒), 가상현실의 허구성과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흐름도 존재하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새로운 삶의 방식, 가상과 현실의 공존 속에서 삶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 마음공부와 명상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아마 어떤 사람들은 마음공부와 명상은 허구의 세계를 부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역시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실체가 없다고 해서 현상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듯 이러한 논리는 허점이 너무 많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마음공부와 명상 등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에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마음공부와 명상 등을 고집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시대적 흐름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으나 ‘과연 마음공부와 명상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의를 끊임없이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마음공부와 명상을 해나가야 하고 사회와 더불어 소통해야 할 것인가. 물론 정확한 답변이나 정해진 대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과감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만약 양질의 콘텐츠가 제공된다면 비록 온라인 환경이라도 사람들이 마음공부와 명상을 통해 의식이 깨어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소통, 가상과 현실의 소통, 대면과 비대면의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마음공부와 명상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으며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마음공부와 명상을 지도하고 이끄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질문을 수시로 던져야 할 것이다.

오용석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ㆍ중국 남경대학에서 간화선의 의정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취득.
ㆍ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명상학 전공 박사과정 수료.
ㆍ현재 <똥막대기 마음공부> 뉴스레터 발행인,
똥막대기 마음공부 유튜브 운영,
ㆍ인스타그램 ‘지금, 3분 명상’ 등을 통해 삶 속의 마음공부를 안내하고 있음.

http://www.w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