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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마음공부 공동체 : 태국 숲속 전통과 아잔 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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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24-05-24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서구의 수행자들이 1960~1970년대 아시아 불교국가를 찾아가서 직접 배우고 체득한 것에 ‘마음챙김(mindfulness)’이 있습니다. 통찰명상협회(Insight Meditation Society)와 스피릿 락(Spirit Rock)은 이 인연으로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명상센터입니다. 이 두 곳의 설립과 인연 깊은 인물이 잭 콘필드(Jack Kornfield)인데, 그가 만난 ‘태국 숲속 전통’이 우리가 찾아갈 곳입니다.
불교가 뿌리내린 태국 태국은 불교 국가입니다. 국왕은 승왕(Sangharaja)을 임명하고, 승왕은 모든 승가의 수장이 됩니다. 국왕은 젊은 시절 출가의 삶을 살기도 합니다. 라마 4세(몽꿋 왕, 1824~1858)는 엄격한 계율과 금욕 수행을 지켰고 이를 바탕으로 태국 불교의 한 흐름인 ‘탐마윳니까이’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탐마윳(Thammayut)’은 담마를 따르는 사람들(Dhammayuttika)을 뜻합니다. 라마 5세(출라롱콘 대왕, 1853~1910)는 승가를 개혁하고 근대식 교육을 확립했습니다. 종합대학인 출라롱콘 대학교와 불교대학인 마하쭐라롱콘대학교가 그의 이름을 따서 세워졌습니다. ![]() ![]()
태국 숲속 전통: 붓다의 수행 그대로 근대의 태국 불교에서는 초기 수행 공동체의 모습을 철저하게 따르는 전통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태국 숲속 전통(Thai Forest Tradition)’입니다. 붓다와 그 제자들처럼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숲속 수행(두타행)을 실천하는 것으로 아잔 문(Ajahn Mun, 1870~1949)이 이를 확립했고, 아잔 차(Ajahn Chah, 1918~1992)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잭 콘필드는 아잔 차를 만나 출가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 ![]()
잭 콘필드의 눈에 비친 아잔 차 잭 콘필드는 아잔 차 말고도 마하시 사야도(Mahasi Sayadaw, 1904~1982)를 비롯한 여러 스승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영적 스승으로서의 아잔 차가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잭 콘필드는 일찍이 당시 태국과 미얀마의 불교 선사 열두 명을 소개했는데, 그 책에서 첫 번째로 언급된 인물이 아잔 차였습니다. 잭 콘필드가 공동 집필한 <아잔 차 스님의 오두막(A Still Forest Pool)>을 통해서 아잔 차를 좀 더 가까이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중 세 가지 일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아잔 차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설법을 했습니다. 한 번은 영국의 어느 법회에서 만난 수행자가 마음공부를 하는 것보다 마음의 심오함을 분석하는 관념들에 사로잡혀 있음을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부인께서는 마당에 암탉을 키우면서 달걀 대신 닭똥만 줍고 있군요.(53쪽)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언어로 분별하고, 개념으로 해석하려는 마음이 자주 일어납니다. 아잔 차는 그 마음을, 관념에 얽매인 수행자의 그 마음을 단번에 부순 것입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잔 차라는 분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새기며 좀 더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책에 있는 용어들을 써 가면서 수행하지 않았다.(51쪽)
아잔 차는 책에 써진 단어들에 의존하지 않고, 마음공부와 수행을 해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공부를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라고 묻고 싶어집니다. 불교 철학을 가르치는 강사가 아잔 차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럼 제자들에게 어디서부터 시작하도록 권하고 또 어떤 교재와 과목이 가장 좋을까요?”라고 물었고, 아잔 차는 답했습니다.
“오직 여기지요.” 스님은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직 여기.”(43쪽)
세 편의 짧은 예화지만, 아잔 차가 어떤 수행자이고 스승인지를 짐작케 합니다. 잭 콘필드는 아잔 차의 언행에 큰 감명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잔 차는 이렇게 태국 숲속 전통을 확고히 했습니다. 그의 외국인 제자들이 또한 숲속 전통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잇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호에서 이어갑니다. ![]() 이 책에는 당시 태국과 미얀마 선사 12명의 가르침이 담겨 있어 그들의 수행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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