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대조 정전공부 : 소득 유무 반조로, 실제 생활에서 광채 내고 있는가?
마음대조 정전공부 : 소득 유무 반조로, 실제 생활에서 광채 내고 있는가?
마음인문학연구소2024-10-05

교당 내왕시 주의 사항 6조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 공부란, 원불교에서 안내하는 마음공부를 하고자 하는 이라면 ‘교당’에 다니면서 이러이러하게 공부하자고 이끄는 여섯 가지 조항을 말한다. 이번 호에서 공부할 내용은, 바로 이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 여섯 가지 조항 중 마지막 조항인 6조 공부이다.

 

교당 내왕시 주의 사항

6. 교당에 다녀갈 때에는 어떠한 감각이 되었는지 어떠한 의심이 밝아졌는지 소득 유무를 반조(返照)하여 본 후에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1. 교당에 다녀갈 때에는

‘교당’이란 원불교 교도 및 신자들이 법(dharma)의 행사를 하는 도량으로, 불교의 절, 천주교의 성당, 개신교의 교회에 해당하는 용어이다. 법회가 열리는 곳이며 교무 등이 상주하면서 교도들의 신앙 수행을 지도하고 여러 종교의례를 진행하는 장소라 하겠다. 그런데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여기서의 교당을 법회가 이루어지는 건물로서의 그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일상의 마음공부가 이루어지는 모든 시공간으로 이해’하면 그 의미가 더욱 명료해질 것이다.

교무님이 계신 교당은 물론이거니와, 예컨대 공부하러 모인 교화단회가, 봉공하러 간 그곳이, 훈련을 나기 위해 머물고 있는 그 훈련원이 바로 교당이요 도량이다.

 

#2. 어떠한 감각이 되었는지 어떠한 의심이 밝아졌는지 소득 유무를 반조하여 본 후에 

이러한 ‘교당’을 다녀갈 때에,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예컨대, 오늘 ○○교무가 설교 연습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는가, 혹은 오늘 ○○교도가 단회 때 너무 말이 많았다고 못마땅한 마음을 담고 집으로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예컨대, 오늘 설교를 듣고 보니 ‘내가 더 적공해야 겠구나…’ 마음을 챙기게 되는 기회가 되던가, 혹은 오늘 훈련원 결제법문을 들으니 ‘그래, 인과의 이치를 확실히 믿어야겠구나!’ 하고 공부에 대한 분발심을 다시 한번 내게 되는 계기가 되던가.

교당을 다녀갈 때에는 나의 소득 유무를 반조할 수 있어야 한다. 반조란 ‘(나를) 돌이켜 살펴본다’는 말로,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그러자고 교당을 다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하러 귀한 시간을 들여 교당을 다니며, 열심히 땀 흘린 댓가인 정재를 불전에 헌공하며, 또는 내 몸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반찬 봉사, 청소 봉사 등을 하러 교당을 다닌단 말인가.

출가 교도이든 재가 교도이든 ‘일상의 마음공부가 이루어지는 모든 시공간’을 통해 소득반조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상술한 행위들은 오히려 ‘내가 했네’ 하는 아상을 일으킬 수 있고, 원망심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지어는 ‘열심히 해도 하나도 소용없네’ 하는 공부심의 퇴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법의 모임을 통해 공부심의 진작과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회를 다녀가면서, 단회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훈련에 임하거나 해제하면서 정신의 양식을 꼭 챙기고 그 소득을 자신에게 비추어 보는 습관을 길들여 가야 하는 이유이다.

뉴턴의 운동 제1 법칙이라 일컫는 ‘관성의 법칙’에 의하면, 모든 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예컨대, 연초가 되면 새롭게 시작해 보고자 신년 다이어리를 장만해 열심히 기재하다가도 작심삼일 혹은 몇 주 몇 달을 채우지 못하고 끝나기 일쑤인 우리의 모습을 잘 설명해 준다. 새해라는, 신년 다이어리라는 외부의 힘을 빌려 자신에게 입혀진 관성을 탈피해 보려 노력하지만, 일상의 여러 경계와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결심이 흐지부지되어버리는 상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정기적인 교당 왕래, 단회 참석, 훈련 입선, 법의 문답 등을, 나의 관성을 깨트릴 수 있는 적절한 장치로 삼을 필요가 있다. 콩 시루에 물을 주면 그 즉시 물이 다 빠져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속적인 물주기’가 어느새 콩을 콩나물로 만드는 것처럼, 여러 법의 모임을 통한 지속적인 소득반조로써 자신의 기질 변화를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3.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필자는 원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는 할머니와 함께 교당엘 다녔다. 분명히 할머니는 일반법회에, 필자는 어린이법회에 참석했던 것 같은데, 법회 후반부에는 할머니에게 가 있곤 했었던 것인지 그것은 기억에 없지만 생생히 기억나는 그때의 노래(성가) 하나가 있다.

“거룩한 회상에 참례한 행복, 저마다 나 홀로 차지를 한 듯, 넘치는 즐거움 용솟음치네. 늘 도우시는 부처님 위에 계시사, 우리를 지켜주시리~ (중략). 이날에 얻은 법 정신의 양식, 실제의 생활에 광채를 내고, 반가운 얼굴로 돌아오는 횟날, 늘 도우시는 부처님 위에 계시사, 우리를 지켜주시리~.”

‘산회가’이다. 어릴 때 흥얼거렸던 그 곡을 지금도 곧잘 흥얼거리곤 하는데, 부르다 보면 때로 울컥하게도 만드는 성가이다. 거룩한 회상에 이렇게 내가 참례하였는데, 내가 실제 생활에서 광채를 내고 있는 교단의 창조자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 파괴자인가를 반조하게 만드는 감사한 곡이기 때문이다. 산회가의 가사처럼, 법의 모임을 통해 얻는 정신의 양식을 내가 실제 생활에서 광채 내고 있는가 점검하고 또 점검할 필요가 우리에겐, 있다.

 

☞ 교당 내왕시 주의 사항 6조 공부 실천 점검하기

※ 아마도 왼쪽, 오른쪽 둘의 경험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빈도가 더 높은지가 핵심입니다.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