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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조 정전공부 : 미리 연마하기, 2가지 포인트는?
마음대조 정전공부 : 미리 연마하기, 2가지 포인트는?
마음인문학연구소2023-12-15

상시응용주의사항 2조

글. 김일원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학업지연(學業遲延; academic procrastination; 과제를 시작하고 끝내는데 있어서 행동을 지연하는 것)’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학업지연을 하는 학습자들은 시험공부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준비하지 않기 때문에 낮은 학업성취와 관련이 깊다. 말하자면 하룻밤 시험공부를 한 학생들은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나타내는 반면, 한 달 전부터 시험공부를 한 학생들은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연구 결과 같지만, 이 당연한 이치를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학업지연 연구 결과는 ‘갈이청정(渴而穿井;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것)’의 결과가 어떠할지를 실제로 잘 확인시켜 준다.

어떠한 일이 생기기 전에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닥쳐서야 서두르는 것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간혹 임기응변이 좋아서 혹은 도와주는 인연이 있거나 주어진 환경이 순조로워서 다행히 일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라도, 이것은 어쩌다 일어난 일시적 일로서 계속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지은 것이 있어야 받아가는 것이 있는 ‘인과의 원리’ 하에 이 세상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아주 당연한 결과이다.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는 일상에서 공부를 해 나아갈 때(상시용용주의사항 공부) 기본적으로 “응용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1조)”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하셨고, 그 다음 이것(1조)이 잘 되려면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맥락에서 2조부터 6조까지의 조항을 부연하셨다. 이하에서는 2조에 대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1. 응용하기 전에

‘응용(應用)’은 ‘응(應)하여 사용(用)하는 것’을 의미이다. 무엇을 사용한다는 말인가? 내가 응하는 일 마다에 나의 ‘몸과 마음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일상에서 나의 육근(六根; 눈, 귀, 코, 입, 몸, 뜻)을 작용하는 순간순간의, 모든 때를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응용하기 전에’라 함은 ‘어떤 일에 응하여 나의 몸과 마음을 사용하기 전에’를 뜻함을 알 수 있다.

 

#2.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한다는 것은?

‘형세’란 ‘일이 되어가는 형편, 일의 돌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말한다. ‘연마’란 ‘갈고 닦음’을 뜻하는 말로서 무엇인가를 계속 연구하고 꿰어서 뚫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한다는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을 사용할 어떤 일의 형편을 살피어 그것을 미리 연구하고 단련하기를 유의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면, 필자의 경우 새벽에 기상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휴대폰 앱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는 일이다. 그 후 날씨에 맞는 옷을 차려입고 좌선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선다. 체온조절이 마음같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아, 일교차가 큰 요즈음에는 더욱 필요한 절차이다. 좌선을 하는데, 춥게 앉아 있으면 춥다는 생각으로 덥다는 생각이 들면 덥다는 의식의 흐름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좌선을 하는데 있어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나만의 준비 루틴이다. 아무 준비 없이 기계처럼 나아가 앉아있을 때와 불방심(不放心)의 정도 차이가 확연히 남은 물론이다.

 

#3. 일상에서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하는 공부를 어떻게 연습할 수 있는가? 

작게는 위의 예처럼, 크게는 언젠가는 맞이할 죽음의 준비까지, 대소사 간에 미리 연마해야 할 공부가 참으로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의 준비가 각각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하루하루 일상을 잘 소화하고 계획대로 일과를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있을 것이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두 가지 포인트를 제시해 보려 한다.

첫째,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준비’한다. ①우선 자신만의 플래너를 가질 것을 권해 본다. 요즘에는 앱으로도 많이 나와 자신의 일정을 관리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②약속 및 해야 할 일이 정해지는 즉시 플래너나 달력 등에 이를 기록해 둔다. 이때 만약 20일에 있는 행사라면 그 행사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며칠까지인지도 날짜를 정해 기록해 둔다. 예를 들어 필자는 20일에 지역 특강이 있다면 20일에 그것을 기록해 두고, 5일 전인 15일 날짜에도 특강 ppt 준비 완료하기를 함께 적어 놓는다.

둘째,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준비한다. ①일단 위와 같이 예정된 일들을 기록해 두고 약 한 달(일주일) 단위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점검한다. ②이때 기록해 둔 일들이 영원한 고가 될는지 고가 변하여 낙이 될는지 낙이라도 영원한 낙이 될는지 낙이 변하여 고가 될는지 일들의 성격을 찬찬히 검토 후, 과감히 놓아버려야 할 일과 더욱 공을 들여야 할 일 등 중요도 표시를 추가 기록한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그때의 여건 등으로 힘에 부쳐 완수하지 못해 고통스러울 일도 줄일 수 있고, 보다 더 선택 집중하여 맡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유의미함이 있다. 때로 감당 못할 많은 일들은 미리 연마는커녕 하나의 일도 제대로 못하게 만드는 수가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상시응용주의사항 2조 공부 실천 점검하기

 

http://www.m-wonkwang.org/news/articleView.html?idxno=1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