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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마음인문학] 건강한 자기존중으로 마음의 근육 키우기 1
[원불교신문][마음인문학] 건강한 자기존중으로 마음의 근육 키우기 1
마음인문학연구소2021-06-24

오직 지식교육에만 치우친 절름발이 교육환경으로 인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좋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청소년들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외적 가치, 성적 등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자기 가치를 지각하는 패턴이 고착된다. 이는 자신의 외모나 행동,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대인관계에도 그대로 확장돼 적용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되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인들의 안녕하지 못한 자존감
그런데 사실 낮은 자기존중의 문제는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낮은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 뒤에 낮은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들이 아니더라도, 경쟁 중심의 물질 위주의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은 불안과 채워지지 않는 욕망 속에 힘들어하며 무력감과 좌절감을 곧잘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13년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통계 결과는 낮은 자기존중이 심각한 한국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인간은 누구나 나름의 부족함을 가지고 있고 누구든지 넘어지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 속에서 강한 실망과 불운의 탓을 자기에게 돌린다. 부정적인 자기 대화에 쉽게 빠지고 자기비판과 자기비난을 반복하기 일쑤다.

실패를 했거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를 되뇌며, 충분히 힘든 상황 속에서 자기 스스로 상처를 더욱 늘려나간다.

이러한 부정적인 내적 귀인의 태도, 삶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그대로 자녀에게 전염되고 부모의 자기존중감은 자녀의 그것으로 고스란히 대물림되는 현상을 발생시켜 간다.

부정적 정서 상태를 방어할 수 있는 힘, 자존감
자신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 특히 이 관점이 긍정적일 때 우리는 자기존중감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자기존중의 정도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자기존중감이라 이른다. 즉, 자존감이란 자아개념의 평가적 측면으로, 자신이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말하며 자신을 수용, 존중하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인간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자신에 대한 긍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황에 요동하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다양한 적응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대인관계를 원만히 유지시키고 안정적인 성격발달의 기반이 되며 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된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자기개념을 위기에서 보호해 부정적 정서 상태를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인으로 많은 경험적 연구들은 자존감을 언급해 오고 있다. 주관적 행복감의 가장 중요한 예측변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자존감 높은 사람이 삶의 만족도나 심리적 안녕감,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존심이 높다는 건 자존감이 낮다는 방증
이러한 자존감(self-esteem)은 자존심(hubristic price), 자부심(authentic price)과는 분명 다르다. 무엇보다 자존심은 자존감과는 반대 개념으로, 자존심에는 열등감이 포함돼 있다. 오히려 자존감의 결핍을 드러낸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남보다 나은 존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에 만족한다. 하지만 자존심은 남과 비교해서 자신이 더 훌륭할 때 우월감을 느끼는, 비교에서 오는 우위의 지각이다. 우위를 느낀다는 건, 나보다 더 나은 존재가 나타났을 때 자신이 못났다는 열위의 지각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자존감은 자부심과도 다른 개념이다. 자부심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느끼는 감정으로, 내가 성취한 것에 대해서 자랑, 자긍, 긍지를 느끼는 것이다. 자존감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자부심은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에 의해 생기는 감정이다. 어느 환경에서건 요동하지 않는 자존감과는 큰 차이가 있다.

건강하지 못한 가짜 자존감들
자존감이 건강하지 못한 형태의 자존감으로 흐를 우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잘못된 자존감 추구로 인해 그것은 이미 진짜 자존감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건강한 자기존중’이 무엇인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건강하지 못한 유형의 자존감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자기애적 자존감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잘못하면 나르시시즘, 자기탐닉, 자기중심주의로 흐를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극단적으로 매우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있기에 대부분 행복해하지만,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생각으로 치우칠 수 있으며, 자기밖에 모르므로 타인에 대해서는 극히 냉담할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관심의 결핍을 이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자존감은 자기중심성, 타인에 대한 평가절하, 공격성과 높은 관련을 보이며,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위협으로 지각해 회피하므로 숙달감 달성이 어렵고 경쟁적 목표추구로 인해 대인관계가 손상되는 손실이 있다. 건강한 자존감이라 할 수 없으며, 이는 오히려 자존심이 세어지게 하고 자존감을 계속 추락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둘째, 자기고양적 자존감이다. 높은 자존감을 가지려는 욕망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욱 좋고 나은 사람으로 보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자칫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자기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고양적 전략을 사용하여 가짜 자존감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예컨대 이것은 공적 자기애와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는 도움을 잘 주는 사람이다’라는 공적 자기애를 지닌 사람은 일견 이타적이고 자비로워 보일 수 있지만, 타인을 도구로 하여 자신의 자존감을 고양시키려 한다는 건강하지 못한 동기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중요함과 가치를 확인하려는 동기에서 기인한 이타주의는 병리적 자기애의 한 형태일 뿐이며, 건강한 자기존중에서 비롯된 진짜 자존감이라 말할 수 없다.

셋째, 결과유관적 자존감이다. 높은 자존감을 추구하는 것이 특정한 결과에 좌우될 때 그것은 진정한 자존감이라 할 수 없다. 결과에 좌우되는 우발적인 자존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의 함의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하여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게 하고 자아개념의 명확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즉, 결과유관성이 높은 개인은 평소 자신의 업적이나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고 조건적으로 무언가를 충족시켰을 경우에만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느낀다. 따라서 일상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나 상황을 만날 때, 이것을 자아 위협으로 느껴 쉽게 긴장하고 불안정한 자존감을 보이게 된다. 결과유관성이 높은 개인은 자율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타인의 기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에, 에너지가 더 빨리 소진되고 자아통합감의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진정한, 건강한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다음 달에 계속)

김일원 교무

출처 : 원불교신문(http://www.wonnews.co.kr)

 

 

http://www.w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