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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신문-기고] 진실 통찰할 수 있는 정신과 지혜 개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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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11-0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특집] 진실 통찰할 수 있는 정신과 지혜 개발
오늘날 대중매체들은 날마다 지구온난화, 대기·수질·토양오염 등을 비롯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을 대상화하여 삶의 질적 향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종래의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생태문제는 마음실천의 중심 주제로 대두되어 인간과 자연간의 근원적 관계를 문제 삼으로써 인간의 본질에 대한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러한 인류 생존의 기반을 뒤흔드는 생태학적 위기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인류는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주변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담론들을 발견할 수 있다. 환경철학, 환경사회학, 환경경제학 등 이러한 접근들은 모두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어떻게 철학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는가를 문제 삼는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윤리적 접근의 문제를 다룬다고 해도 여기서 인간태도의 타당성 문제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의 형이상학적 관계 문제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옳게 해명되기 어렵다. 즉 자연에 대한 존재론적 해석을 통해 인간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만이 새로이 등장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따라서 당면한 우리의 과제는 근대 이후 전개되어온 인간중심적 자연관의 대립적 관계로부터 벗어나 인간과 자연 관계를 근원적으로 새롭게 관계 맺음 할 수 있다. 즉 당면한 생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적 마음의 모델을 발견 교육하는 것이다.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 생태적 인간은 경제적 인간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경제적 인간이 물질적인 차원이라면 생태적 인간은 정신적 차원이다. 정신적 차원의 인간은 바로 물(物)적 차원이 아닌 영적(靈的) 차원을 의미하며 생태적 인간은 영적(靈的) 존재로서의 인간 영성(靈性)은 아(我)를 경험적인 我, 생물학적인 我, 분별을 일으키는 我 그리고 진여아(眞如我)로 구분했을 때, 경험적인 我, 생물학적인 我 그리고 분별을 일으키는 我인 현상계의 我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여아(眞如我)의 이치를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법륜, 1996)을 뜻한다. 영성(靈性)은 불교와 노장 사상에 있어 존재 또는 생명체의 기본적인 전제 사항이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불교에서의 깨달음이란 바로 존재 본래의 모습인 부처의 영성 즉, 불성을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의 이러한 불성의 깨달음은 인간에게만 허용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 심지어 무정물(無情物)에게도 허용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생태적 인간이 서구의 경제적 인간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나타난 ‘영성’의 기본적인 의미를 살펴볼 때, ‘영성’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초월적 대상과의 인격적 교통, 외부를 향한 개방적 관계, 고난을 극복하는 힘의 원천, 직관적인 통찰과 인식, 차원 높은 품성이나 태도, 신비적인 경험이나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영적인 자기 자신, 존재, 큰 생명을 옛 사람들은 대아(大我) 라고 불렀다. 이러한 대아(大我)가 곧 영성이며 각성이다. 자기 자신은 바로 소아(小我)가 아닌 대아(大我)인 것이며 개성이란 곧 소아(小我) 속에 실현되어 있는 대아(大我)인 것이다. 생태적 마음의 인간이란 바로 이런 영성(靈性)이 자신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는 사람이며 존재인 것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을 가진 존재이지만 동시에 영적 존재이다. 영성은 우리 안에 원래부터 주어져 있는 완전성이요, 깨달음이다. 그것을 신성이라고도 하고, 밝은 마음, 곧 양심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완전하지 않을 때 완전하지 않음을 알고, 균형을 잃었을 때 균형을 잃었음을 안다. 이성이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이라면 영성은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이다. 이성이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는 능력이라면 영성은 목적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영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하고 삶의 목적을 알려고 하고, 존재의 근원에 가 닿으려고 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 근원에서 하나임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영성을 회복하고 영적인 건강을 도모하는 일이 목적의 상실과 가치의 부재, 의미의 빈곤으로 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깊은 질병을 치유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란 영적인 완성이라는 궁극적인 삶의 목적을 알고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고자 하는 홍익의 마음이 있고, 양심적이며, 열린 마음으로 삶을 마주하고, 모두와 잘 어울리고 좋은 거래를 할 줄 아는 인간이 곧 생태적 마음을 가진 인간인 것이다.
마음의 삶 생태적 인간의 삶은 마음의 삶이다. 생태적 삶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문제는 물질적 소유와 정신적 가치의 관계이다. 근대 사회는 소유의 사회였다. 소유란 물질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사회는 인간이란 욕망의 동물임을 당연히 여기고 누가 많은 소유를 하는가에 대한 물질적인 경쟁에 집중해온 사회였다. 즉 물질의 시대였던 것이다. 물질의 시대가 바로 인간간의 경쟁과 대립, 이기심과 이윤동기를 자극했고, 결국 타인을 자신의 이익의 도구로, 자연을 인간의 도구로 사용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발생한 오늘날의 환경위기, 생태위기는 물질의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물질적 풍요의 의미가 자원은 무한하다는 인간의 잘못된 전제하에서 만들어진 어리석음의 결과라는 것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며 바로 환경문제, 생태위기와 전 지구적 위기가 던져주는 메시지인 것이다. 생태위기의 내면적 의미는 물질적 소유의 확대를 통한 행복이 아니라 욕구와 욕망의 절제를 통한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생태적 인간의 삶은 물질적 욕구를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물질의 욕구를 줄이는 대신 정신의 욕구, 마음의 욕구를 확장시키는 삶이다. 자본의 논리가 경쟁과 대립, 투쟁사회의 논리로써, 인간과 인간사이, 인간과 자연 사이를 파괴시켰고, 결국은 인간 스스로를 파괴한 원인이었기에 생태적 인간의 삶은 이러한 자본의 논리를 철저하게 부정한다. 생태적 인간의 삶은 자본과 같은 물질이 아닌 마음(心)의 삶인 것이다.
자연을 닮은 삶 생태적 인간의 삶은 자연을 닮는 삶이다. 인간은 더 이상 자연과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며 자연과의 구별을 없애고 인간 자신을 생태계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생태학 뿐 아니라 동양의 고전이나 서양 철학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연을 닮는 삶이란 자연이 어떻게 행하는지를 살핌으로써 엿볼 수 있다. 자연은 아무것도 억지로 행하는 바가 없어도 스스로 모두 되어 지고, 나고 살고 죽어도 그 모습이 한결같고 변함이 없이 유지한다. 인위적으로 무엇을 행하려고 하기 보다는 아무것도 억지로 행하지 않는 것이 곧 도를 따르는 것이며 이것으로 이루고자 하는 모든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억지로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적 질서를 따르고 자연에 융화되고 조화되는 것인데, 곧 인간의 본성을 발현시키는 것과 연관된다.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억지로 하고자 시도한다면 그것은 자연과 도를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오직 순리대로 따르고 자연이 법칙과 본성대로 따를 때 비로소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의 원리를 따르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노자는 말한다. 도가 사물의 본성에 어긋남이 없고 무위의 순리를 따르기 때문에 사람이 도를 따르면 모든 사물과 조화되어 살아 갈 수 있다. 사물과 조화되어 살아가는 것은 바로 생태적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적 인간의 삶이란 바로 이렇게 자연과 인간의 본성에 어긋남 없이 순리를 따르면서 모든 사물과 조화되게 행해져야 한다.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은 황폐화된 청소년들의 마음에 주목하고 그 마음의 재발견, 함양, 치유, 육성 등을 통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은 전통적인 마음 이해와 생태적 교육전통을 수용하여, 현대 교육에 적합하도록 재해석하고 실제 교육의 장에서 실천할 것을 제안하는, 교육학 영역의 새로운 화두이다. 이러한 마음교육은 마음의 한계를 직시하고, 그 가능성을 깨우고 회복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여기에서 마음의 가능성은 존재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는 마음의 또 다른 차원을 뜻한다. ‘나’를 세계로부터 유리된 존재로 인식하고, 오로지 외부적 가치들을 소유하는 것에서 ‘나’의 존재의미를 확인하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본체, 그 본연의 회복은 세계를 관조하고, 자기를 돌보고, 타자와 조화를 이루며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생태적 교육전통을 현대 교육에 되살리고자 하는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의 시도이다.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이란 통일 체적 세계원리를 인식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며 자신의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과 관계 맺는 모든 타자의 깨달음을 돕는 것까지 포함한다. 깨달음은 나와 너의 구별을 초월하여 나와 너, 주체와 객체가 하나가 될 때 나타나는 경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개인적 차원을 탈피한 공동체적 사회의 완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향상 없이 사회 전반의 향상도 있을 수 없다. 이는 기존의 인간중심 교육이 주체와 객체를 철저히 분리하여 인식했던 것과는 달리 나와 타자를 포함한 모든 실체를 ‘관계적’ 존재로 보는 생태학적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다.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의 최종 목적은 우주와 인생의 진실 된 모습을 통찰할 수 있는 정신과 지혜를 개발함에 있다. 학습자 내면에 존재하는 개체로서의 가치를 인식하고 실현하도록 도와주고, 현실의 불완전성을 자각하고 영혼에 반성과 자각을 촉구하여 인격완성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깨달음을 가진 인간만이 존재들의 상호의존적 관계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생명력을 길러주고 삶의 태도와 방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은 각기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품고 따름으로써 사물·사태의 주체적이며 창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을 둘러싼 외부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생태적’ 인간에 바탕을 둔 마음교육은 경쟁에 찌든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처받은 교사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러한 마음교육은 학교현장에 현실적으로 요청되는 이유일 것이다.
백현기 교수(창업지원단 부단장)
이력 : 마음인문학연구소 부소장 역서(공역) : 『서양행복담론사』, 공동체, (2012) ‘생태적’ 인간을 기르기 위한 마음교육의 방향(2015), 원불교사상연구원 64집.
http://www.wk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3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