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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신문-기고] 스트레스에 대한 불안 반응과 성격 유형과의 관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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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5-05-24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특별기획] 스트레스에 대한 불안 반응과 성격 유형과의 관계
대처하는 성격유형에 따라 불안 정도 달라져
우리대학 ‘마음인문학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한다는 취지에서 연구소 소속 연구교수들의 글을 연재한다. 인간의 존엄성, 마음, 감성 등에 대한 글을 통해서, 스스로를 성찰해 보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 편집자
성격(personality)이라는 말은 어원적으로 가면의 뜻을 함축한 라틴어의 페르소나(persona)를 내포한 말로 겉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개인의 모습 및 특성을 나타낸다. 성격에 관한 학자들의 정의를 살펴보면, 성격은 인간의 사고, 감정, 행위를 포함한 일련의 행동과 관련하여 이해되며, 인간 적응의 측면을 반영하는 것이다. 성격은 시간과 상황에 걸쳐 지속적이며 한 개인을 다른 사람과 구별해 주는 특징적인 사고, 감정 및 행동 양식으로 정의된다. 즉, 성격은 개인의 환경에 대한 적응을 결정지을 수 있는 행동과 사고방식의 총칭으로서 인간의 행동성향을 설명하는 태도, 감정, 사고와 인지 방식 등, 한 개인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속해서 구별해 주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결정해 주는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특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성격 형성에는 유전이나 기질과 같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개인적 요인과 스트레스나 외상 사건(Traumatic events), 문화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성격은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사건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형성되고 정착되어 가는 것이다. 스트레스 사건을 접하게 되면 인지체계에 비추어 정서 및 행동 반응이 나타나고, 그 반응 결과는 다시 인지체계로 피드백 된다. 이때 가장 빈번하게 반응하는 패턴이 성격으로 정착된다. 즉, 성격은 선천적으로 어느 정도 결정되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성격을 갖느냐 하는 것은 사회라는 테두리 내에서 어떤 환경을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의 성격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속한 세상과 사회 그리고 자기 삶의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는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이 살아가고 행위를 하며 행동 방식을 결정하는 데는 개인의 목표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사람의 목표와 행동에 따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목표의식은 사람을 이끌고 표현하는 힘이고 개인의 일관된 통일성, 즉 타인과는 다른 인격을 형성하는 힘이다. 목표는 유년기 때부터 아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심리적 발달에 방향을 제시한다. 어린아이도 일정한 생활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성격을 습득한다. 권력에 눈이 멀어 주변 사람들과 늘 다툼을 벌이곤 하는 사람은 자신이 목적을 위해 투쟁에 필요한 야심, 시기, 불신과 같은 성격 특성을 습득한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발달시키고 형성시킨다. 즉, 생활환경에 따라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습득해서 성격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성격유형 이론은 기본적으로 성격 심리학자가 견지하는 인간성에 대한 가정, 즉 인간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철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형성된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격유형은 크게 5가지 관점으로 분류되고 있다. 첫 번째는 외향성, 정서적 안정감, 수용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으로 성격을 분류한 5 요인 모형(five factor model)이다. 두 번째는 내재론자와 외재론자로 구분한 것이며, 세 번째는 독재성과 민주성으로, 네 번째는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다섯 번째는 A 유형 성격과 B 유형 성격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필자는 A 유형 성격과 B 유형 성격으로 나누어 불안 행동을 스트레스와 관련지어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스트레스와 불안과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스트레스는 자극이 대처할 수 있는 개인적 차원의 수준보다 훨씬 많을 때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위협감을 느끼는 상태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즉, 개인의 차원에 대한 위협을 인식하는 것을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개인이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지각하는 적응 수준에 따라서 불편한 스트레스(distress)와 기분 좋은 스트레스 (eustress)로 구분한다. 기분 좋은 스트레스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 당장에는 부담스럽더라도 적절히 대응하여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고 통제 가능한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한편 불편한 스트레스(distress)는 해당 영역에 대해 통제능력이 낮다고 느끼거나 없다고 지각할 경우 좌절감에 의해 불안을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주로 불편한 스트레스는 에너지 자원이나 능력을 초과하는 과다한 욕구가 있을 때 일어난다.
직무 스트레스는 업무상 요구 수준은 높으나, 그 업무 요구를 수행하기 위한 재량권이 자신에게 없을 때, 즉,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적을 때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스트레스 영역에 대한 통제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지각하는 영역에서는 우리는 마음의 평화와 만족감을 느낀다.
반대로 통제능력이 없다고 느끼거나 마음에 걸리는 것을 제거할 수 없다고 지각하는 영역에서 우리는 좌절감을 느낀다. 좌절감은 불안을 유발하게 하는 커다란 스트레스 원이라 할 수 있다. 좌절감은 분노, 우울, 불안, 공격성 등을 유발하게 하는 커다란 스트레스 원이라 할 수 있다. 빈번하고 극적이거나 정기적으로 겪는 좌절은 우리를 긴장시키고 고통의 신호를 만들어 낸다. 우리의 몸은 고통의 신호를 다양한 방법, 즉, 흔히 짜증, 분노, 피로, 불안, 우울, 편두통, 위궤양 등과 같은 형태로 경험한다. 이때 겪는 고통이나 불유쾌한 경험으로 성격이 형성된다.
불안(anxiety)을 가져오는 부정적 스트레스 사건은 누구라도 경험한다. 같은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한다고 해도 불안에 취약한 성격 유형이 있는가 하면 강한 성격의 사람이 있다. A 유형 성격은 스트레스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고, 불안과의 관련성도 있다. 불안은 부정적 생활사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발단이 되기도 하지만, 개인이 외적 환경으로부터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하는 점에서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개인차는 환경 내의 스트레스 자극을 개인이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하는가 하는 성격유형의 인지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적 개념에서 스트레스는 단순 자극이나 반응 대신 환경에서의 자극을 개인이 어떻게 인지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는 심리적 관점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모두가 같은 정도로 스트레스 증상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개인의 지각이 스트레스 사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스트레스 인지의 특성 중에서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과의 비율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어떤 스트레스에 대하여 이를 경험한 사람 자신이 스트레스를 인지하지 않으면 아무리 객관적으로 큰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라고 할지라도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은 별로 받지 않는다. 개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객관적 스트레스 자극 자체가 아닌 유기체가 그 자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가치중립적 용어이며, 이 용어가 적용되는 경우에 스트레스 자체보다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성격 유형에 따라 불안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A 유형 성격과 B 유형 성격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대처 방식에 차이가 있다. 즉 성격 특성에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니 불안 수준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A 유형 성격의 13가지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조급성(hurry sickness)으로 수렴된다. A 유형이 갖는 두드러진 특성은 시간의 흐름을 참지 못하며 모든 행동 경향이 빠르다는 것이다. 동일한 시간의 경과임에도 A 유형 성격은 B 유형 성격에 비해서 더 많은 시간이 지난 것으로 지각하고 이에 따른 행동이 나타난다. A 유형 성격은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성취를 하려고 끊임없는 투쟁에 적극적으로 개입된 사람으로, 항상 급하고 끊임없이 경쟁적 노력을 하고 강한 야심, 경쟁적 충동, 집요함,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A 유형 성격은 B 유형 성격보다 공격적이고 적대적 감정을 표출하고, A 유형 성격의 사람은 B 유형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그들은 과업을 신속하고 저돌적으로 처리하며, 과업달성을 방해하는 스트레스 유발 요인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응한다. A 유형 성격의 사람은 높은 목표지향성과 활동성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올리려고 애쓰며 노력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A 유형 성격의 사람은 욕구 좌절감을 쉽게 느낄 수 있으며 이로 해서 불안한 정서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A 성격유형은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 장면에 직면하게 되면 B 성격유형보다 더 쉽게 포기하고 무력감을 느끼기 때문에 불안에 빠지기 쉽다.
이에 비해, A 유형 성격과 반대의 성향을 지닌 B 유형 성격은 수동적이고 주변 여건에 대해 순응적 태도를 취하는 성격이다. B 유형 성격은 A형 성격 유형이 표출하는 특성에 대해 상대적 부재를 보이는 사람들로 비교적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이다. B 유형 성격은 시간의 촉박함과 그로 인한 조급함을 느끼지 못한다. A 유형 성격 양식과는 다른 대응 양식을 가지고 이완된 행동을 보이고 여유 있고, 정신적 부담 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B 유형 성격은 성격이 느긋하고 온유하며 차분하다. 태평하며 덜 공격적이며 속도가 느리지만, 자연스럽고 시간이나 사람에 대해 갈등의 외력을 느끼지 못하며 침착하며 정상적 추진력을 가진다.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 꾸준히 일하고 작업 속도가 일정하며 시간적 구애를 받지 않는다. B 유형 성격은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려 하기 보다는 재미와 휴식을 즐기며 인간관계 지향적이며 사교적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일보다는 휴가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므로 A 유형 성격보다 스트레스 덜 받고 불안 수준도 낮다.
행동주의자들은 불안 반응을 경험과 조건화에 의해 학습된 것으로 보고, 직간접적 학습 경험을 통해 획득된다고 한다. 성격을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서 본다면 같은 상황에서 좀 더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격을 생활 사건을 통한 학습 과정으로서 볼 때, A 유형 성격의 사람에게는 서두르지 않고 조급함이 없도록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교육 중재 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성격을 바꾼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성격을 인정하는 것 위에 사물에 대한 새로운 반응 패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미령 교수(마음인문학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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