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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기고] 부모로부터 대물림 되는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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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10-26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부모로부터 대물림 되는 것
2014년 10월 26일(일) 20:22 [(주)전라매일신문]
오늘 낮에 식사를 하며 동료들과 유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연히 가족들의 공통된 식성에 대해 말을 나누다 나온 것으로, 부모가 술을 잘 먹으면 자녀도 술을 잘 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모두가 껄껄 웃어가며 긍정을 하기도 했는데, 유전자란 참으로 신기하다는 대화를 계속 나눴다. 비록 술 유전이라는 우스개 소리로 부모로부터의 대물림이라는 것을 언급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라는 존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많은 것들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사실이다. 유전자에 의한 신체유전, 그리고 물질적 환경의 대물림 등이 바로 그러하다. 붕어빵 같은 외모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하다 못해 근시, 난시와 같은 신체 취약점도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암, 고혈압, 당뇨병 등 가족병력이 있는 경우 그 병에 주의하라는 것도 이러한 예에 해당한다. 키, 몸무게, 머리숱, 피부색 등등 이루다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유전의 예는 허다하다. 내가 그렇게 물려 받았고 또 내가 그렇게 자녀에게 전해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물질적, 경제적 환경도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요소이다.
물론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 예도 있기는 하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에 미쳐지는 물질적 환경 또한 부모로부터 받게 되는 물질적 요소이다. 부의 대물림,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공평한 출발선을 암시하며 심각한 사회현상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들은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내 아이에게 만큼은 윤택한 환경을 제공하려 한다. 조금이라도 더 전해주고 싶고 풍요로운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
DNA에 의한 신체유전, 물질적 환경의 대물림. 대표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들인데, 이것들은 꼭 의도하고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즉, 유전자에 의한 대물림은 내가 의도하는 데로 좋은 것만 물려주고 좋은 것은 물려주지 않아도 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대로 대물림된다.
물질적 환경 또한 물론 많이 벌어 내 의지대로 많이 물려줄 수도 있겠으나 세상사가 다 내 마음처럼은 되지 않는 법. 나는 의도하지 않았어도 부족한 환경을 물려주기도 하고 가난을 대물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의도해 내 의지대로 자녀에게 대물림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은진 /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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