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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칼럼] 자동반응 시스템
[전라매일-칼럼] 자동반응 시스템
마음인문학연구소2016-01-17

마음인문학 칼럼

 

자동반응 시스템

 

 

2016년 01월 17일(일) 19:44 [(주)전라매일신문]

 

 

 

 

 

나의 세포 하나하나에는 내가 가진 모든 정보가 다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포 속의 DNA 하나만 추출해도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 안에는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도 들어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 이 씨앗이 제대로 발아되면 부처가 되는 겁니다. 이 씨앗을 우리는 ‘불성(佛性)’ 이라고 합니다. 불성은 부처가 될 수 있는 자질입니다. 불성은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보물입니다. 신은 그 보물을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어딘가 꼭꼭 숨겨 놓으셨는데, 그곳이 바로 인간의 마음속입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않아 그 보물을 찾지 못하고, 알지도 못합니다. 욕망과 욕심에 사로잡혀 자기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산에 금이 잔뜩 있다고 하면 그 금은 내 것이 될까요? 아무리 광맥이 있다 하여도 광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 금을 캐내고, 용광로에서 녹여 자꾸 그것을 정금해야 올바른 금이 됩니다.

우리는 다 부처는 부처인데, 광산에 있는 금과 같습니다. 그냥은 활용해서 쓰지 못하는 금인 셈이지요. 우리가 자꾸 수행 정진하고 노력하는 것은 광부가 땀을 흘리고 광산에서 금을 캐는 것과 한가지입니다.

그럼 우리 중생들이 순금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오직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희로애락, 번뇌의 잡철이 생기는 겁니다.

 

우리가 아침마다 PC를 켜면 즐겨찾기를 먼저 클릭합니다. 중생은 육근동작을 하면 그동안 업으로 새겨놓았던 즐겨찾기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부처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내 마음 PC 즐겨찾기에 링크된 자동적인 판단과 고정관념을 놓아보십시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면 괴롭습니다. 우리가 만약에 해가 뜨고 지고, 구름이 몰리고 비가 오는 자연현상을 가지고 미워하고 짜증내면 날마다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비 오면 오는가보다, 해 나면 해 나는가보다 하고 날씨와 다투지 않으면 날씨에 대해서는 미움이 안 생깁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내가 괴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상대를 괴롭히고 자기도 괴롭힙니다. 즐겨찾기를 자동으로 클릭하는 것처럼 우리의 육근작용은 자동으로 원망과 미움과 괴로움을 클릭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내가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괴로움이 상대편 때문에 온 게 아니고 나로부터 생긴 것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의 즐겨찾기로 인해서 습관처럼 찾아진 사이트입니다. 그것을 업(業)이라 하는데, 업은 자동반응 시스템입니다.

술과 담배를 못 끊는 것이 내 습관이지 술과 담배 탓은 아니지요? 우리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괴로움은 그 사람 탓이 아니요, 나의 탓입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 인생을 살고, 나는 내 인생을 살면서 상대를 인정하면 되는 겁니다.

나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남을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겠습니까?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경아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