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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아름다운 외로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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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문학연구소2014-10-19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마음인문학칼럼-아름다운 외로움
이형은 /동명마음공부대학 교수
2014년 10월 19일(일) 21:59 [(주)전라매일신문]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어떤 사람은 세상과 단절되어 나 혼로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한다. 할 말은 많은데 말할 곳도 없고 마음으로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외로운 에너지는 뿜어져 나와 그 외로움과 불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시로 수화기를 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전화를 하면서 그렇게 해서라도 하루 빨리 불안함과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알고보면 외로움이나 불안함도 나를 통해 나와질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마음의 작용이다. 그걸 당연한 진리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공부를 하지 못하면 끝없는 외로움과 고립감에 시달리게 된다. 요즘은 서로가 자기 일로 바쁘다 보니 가족들 간에도 같이 있을 시간이 없고 친구와 동료들과도 같이 있을 시간들이 없어 자연스럽게 혼자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혼자 있어서 호젓하고 한가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움에 휩싸인다. 이럴 때 외로운 마음을 인정하고 안아주면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안아주기 보다는 외면하고 회피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그 마음들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든지 열심히 일을 한다든지 하는 것으로 외부의 힘을 빌려서 벗어나 보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벗어나 보려고 외로움을 거부하며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마음들을 외면하기 보다는 진리로 인정하고 안아주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로움이나 고립된 마음들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그 마음들을 간섭하고 거부하고 없애버릴려고 하기 보다는 살아있는 나의 마음에서 충분히 나와질 수 있는 마음들로 받아들이면서 그 외로운 마음을 공부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나에게 그 외로운 마음들이 머물만큼 머물다 저절로 사라져버린다. 외로운 마음들이 있다가 없다가 하는 것이 정상적인 마음의 작용인줄만 알아도 그 외로운 마음들에 속지는 않는다. 항상 외로운 것이 아니라 어느 때에는 외롭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외롭지 않은 마음들이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는 것이 정상적인 마음의 작용이니까.
사람은 자식이 있거나 없거나 남편이 있거나 없거나 아내가 있거나 없거나 결국 혼자 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내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도 가족들이 있어도 외로운 것이다. 오히려 군중 속의 고독은 더 외롭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능이다. 항상 인정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한다. 그런데 세상은 자꾸만 외로움, 고독, 불안을 부정하고 거기서 벗어나라고만 하고, 그런 마음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거부하고 일어나서는 안되는 마음들로 치부해 버린다. 그러나 그 마음들도 나의 일부로, 나의 친구로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 마음들을 안아주어야 된다. 외로운 마음들과도 친구하면서 함께 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외로움도 진리라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면 외로울 때마다 외로운 공부를 하게 되니, 아름다운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여유롭고 한가로운 또 다른 표현임을 알게도 된다. 외로운 진리와 손을 맞잡고 화해하며 외로움으로부터 마음의 자유를 얻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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