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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신문-칼럼]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
[전라매일신문-칼럼]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
마음인문학연구소2014-07-20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

 

마음인문학 칼럼

 

2014년 07월 20일(일) 20:53 [(주)전라매일신문]

 

 

 

청소년기 자녀를 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빠가 매우 힘들어’ 아버지들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연습시간이었다.

아버지들은 평소 언어습관 그대로 표현 하신다.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 힘들다 힘들어!”, “아빠가 힘들어”라고 연습을 해야 하는데 ‘너 때문에’라는 말을 덧붙인다.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 “ 아빠가 힘들어” 두 문장은 많이 닮았다. 하지만 “아빠가 힘들어”라는 문장은 아빠의 상태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고, “너 때문에 아빠가 힘들잖아”라는 문장에는 ‘네가 문제야, 네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아빠가 힘들지 않을 텐데…’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문제의 원인이 자녀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진정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상대방이 자기의 뜻에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우리는 불편해한다.

불편한 마음은 때로 분노하게 하고 때로는 슬프게도 한다.

분노나 슬픈 마음 상태를 우리는 감정이라 부른다.

 

상대방의 버릇없는 태도나 무시하는듯한 언행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그의 행동에 인해 나타난 자신의 감정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화나고 속상할 때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본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뒷목도 뻐근하다, 머리까지 지끈거리며 심장은 요란하게 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안절부절못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소나기를 담은 먹구름처럼 마음은 그렇게 요란하다.

이 요란한 감정이 나를 괴롭히는 것인가?

 

요란한 감정을 일어나도록 원인을 제공한 상대방이 나를 괴롭히는 것인가?

상대방만 변하면 금방이라도 이 불편함이 해결될 것 같다.

 

그러나 상대방을 변하게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비난하고 충고하다 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자신의 불편함은 오랫동안 남는다.

관계도 소원해지고 상대방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것은 상대방을 변화시키기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고 효과가 좋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감정이 일어날 때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바라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괴로운 것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못 이겨내는 것이라는 사실만 알아차려도 마음은 금새 편안해진다.

 

불편한 감정과 친해지려고 마음먹은 순간 그 감정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것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다면, 다시 한 번 나를 괴롭히고 있는 사실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의 행동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창조해낸 나의 감정이 나를 힘들게 하고 못 견디게 하는 정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훨씬 쉽게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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